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에 위치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 지사 저유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근 주민들이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7일 오전 10시56분 대한소유관공사 저유소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발생한지 40분 만인 같은날 오전 11시40분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굉음과 함께 2차 폭발이 일어났다. 이후 소방 당국은 대응 단계를 최고단계인 3단계로 격상했다. 소방 헬기 등 장비 224대와 인력 684명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당국은 탱크 속 기름이 줄어들면서 불길이 약해지면 일시에 각종 유류화재용 소화액을 뿌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름이 줄어드는 속도가 일정치 않고 강한 열기 때문에 소화액으로 불길을 잡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은 8일 오전 1시46분이 돼서야 진화됐다.
불은 진화됐지만 저유소 인근 주민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유해가스 흡입으로 인한 우려가 가장 컸다. 고양시 행신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직장인 문모(52·여)씨는 “전날 저녁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기름 냄새를 맡았다”며 “매캐한 냄새가 많이 나고 눈이 따가울 정도였다. 유해성분을 흡입해 몸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서정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예린양(9)은 “전날 오후 2시까지 야외에 있었다”면서 “연기가 아파트 단지 내에까지 날라오지는 않았지만 냄새가 계속 났다. 1시간가량 냄새를 맡으니 목이 아팠다”고 말했다.
다시 불이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토로하는 주민도 많았다. 화전동 한국항공대학교(항공대)에 재학 중인 차모(23)씨는 “또 불이 날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가지고 오늘 등교했다”며 “저유소는 여전히 학교 인근에 있다. 학교에 다녀야 할 날이 몇 년 더 남았는데 또 불이 나면 어쩌나 걱정된다”고 했다.
또 다른 항공대생 이모(19·여)씨는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을 모른다. 또 저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지 않냐”며 “전날 교내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중 불길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화전역 앞 부동산을 운영 중인 이모(46)씨는 “불이 진화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이사를 오고 싶어 하겠냐”면서 “불안감은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미래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송유관공사는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는 “화재 원인을 파악해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포괄적인 피해 상황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