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총재, 묻지마 업무추진비 1억원 수령

적십자 총재, 묻지마 업무추진비 1억원 수령

“봉사단체라기엔 납득하기 어렵다” vs “규정이나 법적 하자 없다”

기사승인 2018-10-22 12:05:03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에 대한 공개요구가 커져가고 있다. 국민의 혈세가 쓰이고 있는데다 공개가 원칙임에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사용되는지 용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쌈짓돈’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깜깜이’ 업무추진비가 공공기관 및 공적기관에서도 만연하다는 점이다. YTN은 대한적십자사가 박경서 대한적십자 총재에게 연간 1억원에 달하는 업무추진비와 활동비, 과도한 의전차량 지급 등을 문제 삼았다.

국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봉사단체인 적십자사의 특성상 대표는 무보수 명예직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의전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박 총재의 업무추진비가 문제다. 적자로 인해 23개를 운영하던 병원을 6개로 줄이는 등 박 총재가 연간 29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지급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매월 적십자 활동에 필요하다며 지난해 9월부터 720만원을 현금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초에는 내부 반발에 부딪히고도 820만원으로 올렸다. 심지어 해당 활동비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거나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는 규정이나 법적인 하자는 없다고 해명했다.

박 총재가 이용하고 있는 의전차도 문제다. 현재 박 총재가 사용하는 차는 1억원이 넘는 고급 승용차다. 월 임차료는 200만원에 달한다. 더구나 해당 차량은 박 총재가 임기를 시작하며 월 임차료 120만원을 내기로 하고 리스한 차량을 사용 10달 만에 교체한 것이다. 

적십자사가 밝힌 이유는 남북교류 등 여러 행사 진행에 있어 대내외 활동을 하기에 차가 불편한 감이 있어 차를 교체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총재는 “큰 차를 타려고 한 것은 전혀 아니다. (차도) 뭐가 뭔지 모른다. 지금도 차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꼭 바꿔야한다면 바꾸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을 납득시키지는 못했다. 2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소관기관 국정감사에서 김순례 의원(자유한국당)는 “평소 차가 없어도 된다는 지론을 펼쳐온 인물의 행동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황제의전”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같은 당 김세연 의원도 “얼버무리기 식으로 답변을 피하고 있다. 초대 인권대사의 명예까지 더렵혀지고 있다. 지역에서 평일이고 주말이고 힘쓰고 있는 봉사자들은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적십자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 자리에 맞지 않다. 사퇴해야한다”고 힐난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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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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