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25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업종 분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제도란 의무발급업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건당 10만원 이상의 현금거래를 하는 경우 거래상대방인 소비자의 요청과는 관계없이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하는 제도이며, 의무발급업종은 시행령에 따라 정한다. 2010년 4월 32개의 업종을 대상으로 도입된 후 점차 늘어 2019년부터는 69개 업종이 의무발급 대상이며, 이처럼 의무발급업종의 수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현금영수증 발급실적도 높아지는 추세이다.
유승희 의원은 “현금영수증 발급실적이 꾸준히 높아지는 점은 현금영수증 제도 활성화와 현금 거래 세원 양성화라는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는 증거”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의무발급업종 지정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와 사업자들에게 혼란을 빚는 것은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10월 18일 발표한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제도의 입법영향분석’에 따르면 소득세법 162조의 3 제4항에서 의무발급업종의 지정을 동법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지만, 업종 지정 기준 등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페인트, 유리 및 기타 건설자재 소매업의 경우 의무발급 업종이지만 기계공구 소매업은 일반발급업종인데, 두 업종 간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또한, 동 기관에서 지난 8월 발행한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제도에 대한 사업자․ 소비자 인식조사’를 보면 조사대상 소비자의 68.7%가 ‘제도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의무발급업종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사업자의 경우 자신의 업종이 의무발급업종인지에 대해 혼동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유승희 의원은 “지정 근거도 명확하지 않고 거래 대상자들도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인데 의무발급업종을 따로 지정해야 하나”라며 “모든 업종에 대해서 건당 10만원 이상 현금 거래 시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면, 의무발급업종 지정으로 인한 업계 반발과 같은 사회적 비용도 줄이고 소비자와 사업자들의 혼란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 의원은 “의무발급업종을 계속 확대해온 덕분에 현금 거래 양성화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며, “지금처럼 명확한 근거 없이 의무발급업종을 나누는 것보다, 모든 업종에 같은 조건을 적용하는 것이 현금 거래를 양성화하고 세원을 효율적이면서도 형평성 있게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