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포착] 통신사부터 IT기업까지…AI 스피커 ‘춘추전국시대’

기사승인 2018-11-0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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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 키워드 포착 시작합니다. 우리에게 좀 어렵고 낯선 주제일 수 있지만 이승희 기자가 쉽게 풀어드리니까요. 지금부터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이승희 기자, 안녕하세요.

이승희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 포착의 이승희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승희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이승희 기자 ▷ 2016년 한 통신사가 국내 최초로 AI 스피커를 선보인 후 지난해 여러 회사에서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최근에는 전 세계 2위 사업자가 국내에 AI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대형 정보기술 업체들이 경쟁에 나섰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AI 스피커들이 출시되어 있는지 또 시장 구도는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자세한 상황 살펴볼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국내에서 통신사는 물론 포털 업체들까지 이미 AI 스피커 제품을 내놓은 상황인데요. AI 스피커가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승희 기자와 함께 현재 경쟁 상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승희 기자, 먼저 AI 스피커란 무엇이고 어떤 기능들이 들어있는지 알려주세요.

이승희 기자 ▷ AI 스피커란 한 마디로 인공지능, 즉 AI가 탑재된 스피커를 말합니다. AI 스피커는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는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중 하나인데요.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볼륨 조절은 물론 날씨나 뉴스도 알려주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 게다가 AI 플랫폼으로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이 하나로 연결되는 스마트 홈의 컨트롤 타워 역할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AI 스피커를 거실에 두고 쓰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요.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점차 진화하고 있더라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예전에는 존댓말 하는 여성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남자 목소리가 나오는 스피커도 있는데요. 친구처럼 반말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AI 스피커에게 날씨를 물어보면 “현재 삼성동은 맑아” 이렇게 대답하기도 하는데요. “고마워”라고 말하는 사용자에게 “별말씀을”이라고 응답하는 기능을 가진 제품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제품들이 가진 기능에 차별화를 두고 있는 것 같은데요. 특징과 차별화된 기능에 대해서는 잠시 후 알아보기로 하고요. 현재 점유율부터 살펴볼게요. 

이승희 기자 ▷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에서 지난 4월 전국 14∼64세 휴대전화 사용자 1만25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플랫폼별 이용 순위에서 K사의 스피커가 39%로 1위를 S사의 스피커가 26%를 차지했습니다. 스피커별 만족률을 보면 N사의 제품이 54%, C사의 제품이 51%를 기록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용순위만 볼 때는 포털사들의 제품보다 통신사들의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네요?

이승희 기자 ▷ 네. 하지만 순수 스피커 판매량에 대한 지적도 있습니다. 통신사보다 포털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인데요. 통신사들은 자사 서비스 제품과 스피커를 연계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식으로 판매율을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구매 경로를 보면 통신사 콜센터 및 대리점과 경품, 선물, 이벤트를 합한 수치가 60%를 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무래도 통신사 입장에서 판매에 더 유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술적인 면에서 볼 때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우위를 가릴 수 있는 상황인가요?

이승희 기자 ▷ 현재 AI 스피커 업체들의 음성 인식 기술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음성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얼마나 많은 서비스 진영을 확보하느냐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제 시중에 나와 있는 AI스피커 제품들을 살펴볼 텐데요. 최근 미국의 유명 제품이 출시되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글로벌 2위 G사가 자사 AI 스피커로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아마 광고에 나오는 걸 한 번쯤 보셨을 텐데요. 이번에 자사 AI 음성비서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스피커 2종을 선보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 세계 AI 스피커 시장 2위 업체가 국내에 진입하면서 AI 스피커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제품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최대 6명의 목소리를 인식해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하는 보이스 매치, 그룹으로 지정한 여러 대의 스피커에 동시에 같은 음악을 재생하는 멀티룸 모드, 집 안에 있는 모든 해당 사이트 홈에 메시지를 송출하는 방송 등 가족 구성원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미 경쟁이 치열한 AI 스피커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얼마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업계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AI 스피커를 출시, 시장을 형성한 선두 업체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아무리 글로벌 2위 사업자라 할지라도 수많은 국내 선두주자들을 제쳐야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현재 이미 많은 업체에서 AI 스피커를 내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 포화상태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이승희 기자 ▷ 네. 현재 AI 스피커 시장에는 국내 이동통신 3사뿐 아니라 IT기업인 N사와 C사, 제조사인 L사까지 진출해 있습니다. 이에 더해 S전자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AI 스피커를 깜짝 공개했는데요. 하반기 AI 스피커 대전이 예고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번에 깜짝 공개된 AI 스피커 좀 살펴볼게요. 지난 8월, 국내 전자 기업에서 공개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당시 S전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최근 2년 사이에 고도화된 기술들이, 홈 가전에 적용되면서 하나로 묶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개한 이 제품은 S전자의 AI 플랫폼을 호출해 작동시킬 수 있는데요.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과 연동할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 8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멀리서 말하는 목소리도 인식 가능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무래도 대형 전자 기업에서 내어놓은 제품인 만큼 홈 가전에 적용한다면 후발주자라도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가능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한 시장 조사 업체에 따르면 S전자는 올해 1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19.6%의 점유율을 기록해 8분기 연속 1위를 달성했는데요. AI 스피커에서는 후발주자지만 가전제품 시장의 선두주자인 점을 이용해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아무래도 유리하겠죠. 그럼 그에 반해 우려되는 부분도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고가의 가격이 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회사 측에서는 구체적인 판매 시기나 가격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상태지만 외신을 비롯한 관련 전자업계는 300달러, 즉 한화 약 33만원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높은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거군요. 실제로 다른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요.

이승희 기자 ▷ 국내 AI 스피커와 비교하면 다소 비싼 가격입니다. K사의 AI 스피커 임대료는 3년 약정에 월 4400원이고, S사의 AI 스피커는 14만9000원입니다. 이밖에도 L사의 제품은 14만9000원, N사의 제품이 12만9000원, C사의 제품이 11만9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비싼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게요. 차이가 상당한데요. 그렇게 높은 가격 외에 또 어떤 점을 넘어서야 할까요?

이승희 기자 ▷ AI 스피커를 단품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적은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다수 고객이 통신사 IPTV 이용할 때 따라오는 사은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 기업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장에서 자사 AI 스피커를 공개한 가운데, 가격과 판매 경로에 있어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역시 차별화를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을 수밖에 없겠어요.

이승희 기자 ▷ 네. 그렇습니다. S전자의 AI 스피커는 자사 제품과만 연동 가능하기 때문에 그 외에 다른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현재 기존 제품들과 크게 차별화될만한 지점이 없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아직 본격적으로 출시가 된 건 아니니까요. 출시 전까지 차별화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그리고 AI 스피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통신사에서도 얼마 전, 신제품을 내어 놓았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S사는 2016년 9월 자사 인공지능 스피커를 처음으로 선보인 후 기존 제품을 소형화하고 대화 기능 등을 추가한 제품을 내어 놓았는데요. 지난 7월에는 신제품으로 AI 기기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섰습니다. AI 플랫폼과 조명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AI기기로 전작보다 출력은 강화됐으며 무드등 역할은 다채로워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국내 스마트 스피커 원조 격인 통신사에서 내어놓은 신제품의 특징도 알아볼게요. 출력이 강화되고 무드등 역할이 다양해졌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는 건가요?

이승희 기자 ▷ 조명이 서서히 밝아지는 조명 효과와 ASMR. 즉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을 결합한 모닝콜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이 모닝콜은 설정한 알람 시간 30분 전부터 조명의 밝기가 점차 밝아지고 설정 시간이 되면 조명이 완전히 밝아지는 기능인데요. 뿐만 아니라 자연의 새소리를 담은 ASMR이 울리면서 자연스러운 기상을 유도해 사용자의 건강 수면을 도와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보통 알람 기능을 많이 활용하는 만큼 좋은 반응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외에 차별화 전략이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발상의 전환이라고 표현하면 될 것 같은데요. 기존 경쟁사 제품과 달리 사물에 스피커를 담았다는 점이 가장 차별화된 지점입니다. S사는 향후 주 이용공간을 거실에서 방으로 넓히고 집 안의 모든 사물이 AI화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먼저 발 빠르게 AI 스피커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다른 통신사들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된 신제품 출시를 하고 있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K사는 지난해 1월 처음으로 공개한 뒤 같은 해 11월, LTE 기능과 AI 기능이 결합된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바로 말하기 기능으로 명령을 내리기 쉬워졌다는 점, 야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른 한 곳 같은 경우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L사 같은 경우 홈IoT 가입자가 93만 가구로 업계 1위인 점을 적극 활용해서 후발주자의 부담을 떨쳐내고 있습니다. N사의 AI 스피커에 자사 기술을 더한 제품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갈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여러 통신사와 IT회사, 전자 기업들이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시장 규모 역시 더 커지겠죠?

이승희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 기업이 내어 놓은 2018년 상반기 미디어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약 300만대 규모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여러 기업들이 AI 스피커에 왜 이렇게 열을 올리는 건지 그 이유도 알아볼게요. 

이승희 기자 ▷ AI 스피커는 단순히 제품 판매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AI 플랫폼 생태계의 주도권이 달려 있는데요. AI 스피커는 날씨와 일정 안내뿐만 아니라 e커머스와 음식 배달, 택시 호출 등 여러 사업 모델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AI 스피커 기반의 e커머스 시장도 성장세에 올랐는데요.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AI 플랫폼 쇼핑 시장은 올해 1조원에서 2022년 61조7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단순히 AI 스피커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거죠. 그럼 e커머스 외에 적용 가능한 범위가 또 있나요?

이승희 기자 ▷ 네. 물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금융, 광고 등 AI 스피커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합니다. 그러니 AI 생태계를 쥐고 있으면 이 같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기업들이 프로모션을 통해 스피커 판매량을 늘리고 플랫폼 개발 툴을 공개해 파트너사를 늘리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양한 분야를 활용하는 모든 고객을 잡으려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AI 스피커에 자사의 서비스를 연결해 이용자를 묶어 두거나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려는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한계점도 지적이 되고 있어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많은 업체에서 앞 다투어 AI 스피커를 내어놓고 있지만 그에 반해 활용도는 낮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안타깝게도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낮은 AI 스피커 활용도가 문제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에서 지난 4월, 전국 14∼64세 휴대전화 사용자 1만25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 스피커 만족률은 49%를 기록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만족도가 왜 그렇게 낮은 건지, 그 이유가 궁금해요.

이승희 기자 ▷ 낮은 음성 인식률과 활용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조사된 AI 스피커의 용도를 보면 음악 선곡이나 검색이 57%였고 날씨 정보 안내 등 단순 검색이 55%였는데요. 활용을 많이 하지 않으니 당연히 만족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키워드 포착에서는 국내 AI 스피커 시장 상황 살펴봤는데요. 일상생활 속에서 AI스피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이 되고 있지만, 현재 AI 스피커 활용이 단순 음악 재생에 그치는 점을 고려해볼 때 그 이상의 기능을 가지고 차별화된 제품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거죠. 키워드 포착 마칩니다. 지금까지 이승희 기자였습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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