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다가오면 주부들은 걱정이 앞선다. 김장이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추워진 날씨에 무릎과 허리가 시리고 쑤시는데, 찬물에 배추를 씻고 버무리며 앉았다 일어 섰다를 반복하다보면 주부들의 어깨, 허리, 무릎 등 어느 곳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이 때문에 매년 김장철이 지나면 김장증후군으로 척추·관절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늘어난다.
김장증후군은 김장 후 허리와 어깨, 무릎 등 온몸이 쑤시는 몸살 현상을 말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비롯해 무릎, 어깨, 허리 등의 척추·관절 통증이 있다. ‘김장 증후군’ 없는 김장은 불가능한 걸까?
김장철은 하루 평균 기온이 4도 이하, 최저기온 0도 이하일 때가 적기다. 그러나 싸늘한 날씨는 뼈마디가 시리고 아픈 오십견을 포함한 어깨통증, 무릎통증 등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기온이 낮아지면 찬 기운이 근육과 혈관을 수축해 근육의 유연성은 감소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며 근육과 인대를 굳게 만들어 관절이 작은 충격에도 쉽게 상할 수 있다.
관절 주변이 차가울수록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추운 김장철, 철저한 관절 보온 대책이 필요하다. 김장 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반신욕을 하면 혈액 순환에 좋고, 손난로나 핫팩 등을 이용해 관절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 김장을 마친 후 온욕이나 찜질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김치 속을 버무리고 넣는 작업 내내 주부들은 보통 딱딱한 바닥에 장시간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자세는 무릎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관절의 노화가 시작되는 40대 이후에는 작은 압력에도 무릎의 연골판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의 경우 골밀도까지 낮아진 상태라 관절과 연골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때문에 쪼그려 앉기 보다는 식탁이나 테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득이하게 바닥에 앉아서 김장을 해야 할 경우라면 보조 의자를 활용하여 무릎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하고, 무릎의 각도가 90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은 “김장 재료를 옮기기 위해 앉았다 일어 섰다를 반복하는 동작은 무릎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재료를 최대한 가까운 곳에 배치하여 해당 동작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며 “무거운 재료를 들었다 놨다 하는 일이 많아 팔이 잘 돌아가지 않거나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원장은 “김장 후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자고 일어났을 때 뻣뻣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