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모아 36억 가로챈 ‘작업대출 사기단’ 무더기 검거

입력 2018-11-08 14: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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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모아 36억 가로챈 ‘작업대출 사기단’ 무더기 검거

노숙자 명의를 이용해 수십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사기단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8일 숙식 등을 해결해 주겠다며 노숙자를 모아 이들 명의로 36억 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작업대출 사기단 2개 조직 45명을 적발, A(47)씨 등 8명을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2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17명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A(47)씨 등은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노숙자 명의로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담보대출, 중고차 신용대출 등으로 16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헐값으로 어선을 사들여 노숙자 명의로 거래를 반복하며 가격을 2~3배 부풀린 뒤 어선 구입 자금 명목으로 20억 원 상당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보험설계사와 공모해 노숙자들에게 종신보험에 가입토록 한 뒤 판매 수당 1700여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대출 상품을 신청하면 금융기관에서 현장 조사 없이 대부분 서류 심사만 한다는 사실을 악용해 신청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노숙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도입하고 정부지원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대출상품의 심사 절차와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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