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대한항공직원연대 “국민연금, 조양호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해야”

시민단체·대한항공직원연대 “국민연금, 조양호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해야”

박창진 지부장 청와대 국민청원 “조양호 회장 물러나야”

기사승인 2018-11-14 09:55:38

시민단체와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등은 내년 3월 열리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 측이 조양호 회장의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경영참여와 주주권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국민연금노조·참여연대경제금융센터·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등은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촉구 시민행동에 돌입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는 박창진 지부장 명의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양호 회장 퇴진을 위해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합니다’라는 청원글을 올렸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고 나선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촉구 시민행동’은 국민 노후자금의 수탁자이자 올해 11월6일 기준 대한항공 지분율 9.96%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총수일가의 갑질 및 불법·편법행위와 그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에 적극 대응해 대한항공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국민의 이익을 도모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민단체와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등 시민행동은 “각종 갑질 및 범죄 혐의로 사실상 경영자의 자격을 상실한 한진그룹 총수일가들에 대해 대한항공의 2대주주이자 국민의 자산인 국민연금이 2019년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조양호 회장에 대한 해임·직무정지, 총수일가의 이해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의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들은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의 선량한 수탁자로서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면서, 편지쓰기와 언론 기고, 기자회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시민행동 측은 ‘땅콩 회항’, ‘물컵 갑질’, 직원 욕설 및 폭행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일탈 행위는 국민적 공분을 샀음에도 처벌은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벌들의 범죄 행위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사법당국의 문제이기도하지만, 주주·종업원·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기업집단이 마치 총수일가의 개인적 소유물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시민행동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에 대해 ▲대한항공의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 등의 구매거래 중간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들 소유의 계열사를 끼워 넣어 196억여원을 ‘통행세’로 챙기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소송 변호사 비용 등 17억여원을 회삿돈으로 내게 했으며 ▲‘사무장 약국’을 운영한 혐의 등으로 현재 불구속 기소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은 “한진그룹의 동일인이자 사내이사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집단을 사유화하고, 횡령·배임 등의 범죄 행위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조양호 회장은 사실상 경영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했으나 현재로서는 경영 참가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받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3월 최대 3년 임기의 사내이사에 선임된 조양호 회장이 내년 3우얼 개최되는 대한항공 차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연임 관련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시민행동 측은 예상했다. 따라서 시민행동은 “회사 경영의 결정권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차기 주주총회에서 부결돼야 하며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국민연금 측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내년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결을 통해 조양호 회장에 대한 해임·직무정지, 총수일가의 이해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 “안녕하십니까, 대한항공 승무원 박창진입니다”로 시작한 박창진 사무장은 일명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조양호 회장의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지 반년도 안돼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올해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박 사무장은 “일반 국민이 난동 끝에 항공기를 돌려세웠다면 과연 이러한 처분이 가능했을까요? 아니,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땅콩 때문에 항공기를 세우는 상황 자체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 사무장은 횡령과 배임·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이달 26일 첫 재판을 앞둔 조양호 회장에 대해서도 “그동안 숱한 재벌총수들의 재판에서 봐왔듯이, 조양호 회장이 죗값을 제대로 치를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오히려 다른 재벌 회장들의 사례처럼, 그리고 자신의 딸인 조현아 전 부사장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유유히 회사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그는 “현재 조양호 회장과 그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대한항공의 사내이사다. 조원태 사장 또한 각종 일감 몰아주기 행위로 대한항공에 막심한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과연 대한항공의 이사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따라서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연임을 반대해 부결된다면,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이사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박 사무장은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는 신분제 사회에서나 일어날 것 같은 온갖 악행을 자행하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게 계속 대한항공의 경영을 맡겨야 할까요?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주주권을 행사해 조양호 회장이 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대한항공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소중한 청원동의를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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