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큰 차'가 대세를 이뤘다.
레저 인구 확산과 큰 차를 선호하는 트렌드 속에 준중형 세단의 입지는 좁아졌다. 국산 승용차 전체 판매량에서 준중형 세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7.3%에서 2014년 15.8%, 2015년 13.7%, 2016년 12.3%, 2017년 11.0%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7년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된 기아자동차 'K3'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아반떼' 등 국산 준중형 세단의 신형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준중형 세단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한때 '국민차'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어왔던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아반떼’를 3년만에 출시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더 뉴 아반떼는 ‘아반떼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아반떼’라는 자기 혁신의 브랜드 정신을 기반으로 깊이 고민하고 담금질해 만들어진 차”라며 “신차급 디자인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 향상된 성능과 경제성 등을 갖춘 글로벌 준중형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라고 자신했다.
기존의 모델과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1.6 가솔린 프리미엄 풀옵션 모델을 타고 서울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 130km를 시승하며 비교해봤다.
더 뉴 아반떼는 전 모델과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이룬 듯 했다. 전면부의 경우 엠블럼을 강조하는 새로운 후드 디자인과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헤드램프를 와이드 캐스캐이드 그릴이 감각적으로 교차해 아반떼만의 독창적인 화살모양의 ‘애로우DRL(Arrow DRL)’ 시그니처를 강조했다. 이에 준중형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느낌이 들었다.
후면부는 지난해 출시된 ‘쏘나타 뉴라이즈’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트렁크 끝 단을 낮추고 번호판을 범퍼 하단의 새로운 블랙커버 디자인에 적용 보다 스포티한 감성을 넣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시승을 위해 차량에 탑승하니 내부는 다소 단조로웠지만 깔끔해서 주행 중 조작하기에 편리했다. 무엇보다 내부 공간이 생각보다 넓었다. 성인 남성 2명이 탑승했고, 큰 캐리어 한개를 넣었지만 차 안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주행을 시작했다. 고성능차 만큼 차량이 민첩하게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주행을 하는 데에 불편함은 없었다. 하지만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엑셀을 세게 밝으니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소음이 있어 다소 시끄러웠다. 더 뉴 아반뗴의 최고출력은 123마력(6300RPM) 최대토크는 15.7kgf.m(4500RPM)다.
안전하차보조(SEA)를 비롯해 ▲차로이탈방지보조(LKA) ▲운전자주의경고(DAW) ▲후방교차충돌경고(RCCW) 등 첨단 주행지원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안전운전을 도왔다. 특히 안전하차보조는 후측방 차량과 충돌 위험시 경고 알림이 작동해 승객들의 안전한 하차를 돕는 기능으로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고 한다.
차를 시승하면서 아반떼는 첫차 구매를 고려하는 사회초년생들이나 부담 없이 타고 다닐 세컨드카 구매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심 정체 구간과 고속도로를 시승한 후 연비를 확인해보니 17.1㎞/ℓ를 기록했다. IVT무단변속기와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시승차의 공인 복합연비(14.1㎞/ℓ)보다 높은 수준이다.
가격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이 스타일 1551만원(IVT 적용 기준 MT 기준 1404만원) 스마트 1796만원 프리미엄 2214만원 ▲디젤 1.6이 스타일 1796만원 스마트 2037만원 프리미엄 2454만원 ▲LPi 1.6이 스타일 1617만원 스마트 1861만원 모던 2010만원이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