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26명 세금 도둑질"…영수증 이중제출로 부정수령

"국회의원 26명 세금 도둑질"…영수증 이중제출로 부정수령

기사승인 2018-12-04 14:27:07

영수증 이중제출로 국민 세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국회의원 26인의 명단이 공개됐다.

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수증 이중제출로 국회 예산과 정치자금을 부정 수령한 의원들의 이름을 발표했다.

해당 의원들은 동일 사용처의 영수증을 국회사무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양측에 모두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중 지원금을 받았다. 선관위 기본 원칙에 따르면 의원이 정치자금을 지급받은 후  국회 사무처에서 추가 지원을 받을 경우 보전받은 금액 만큼 반납해야 한다. 또 정치자금법 제1조는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 제2조 2항인 ‘정치자금 회계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의 영수증 이중제출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 입장이다.

이날 공개된 명단에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 14명이 이름을 올렸다. 수령 액수는 홍영표 원내대표(1936만원)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기동민(1617만원)▲유동수(1551만원)▲우원식(1250만원)▲이원욱(1085만원)▲변재일(955만원)▲김태년(729만원)▲금태섭(527만원)▲손혜원(471만원)▲유은혜(352만원)▲김병기(300만원)▲김현권(147만원)▲박용진(100만원)▲임종성(14만원) 의원이 이었다.

자유한국당(자한당) 의원은 9명이었다. 전희경(1300만원) ▲김석기(857만원)▲안상수(537만원)▲이은권(443만원)▲최교일(365만원)▲김재경(330만원)▲이종구(212만원)▲김정훈(130만원)▲곽대훈(40만원) 의원 순이었다.

이밖에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256만원), ▲김종훈 민중당 의원(169만원)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310만원)도 있었다.

이들에게 지급된 국회예산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억6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금은 의원 명의로 개설된 의원실 계좌로 입금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승수 세금잡아라 공동대표는 “26개 의원실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국민세금을 이중수령했다”며 “도무지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보좌관들에게 이 방식(영수증 이중제출)이 관행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이번 26명의 의원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현 국회의장이 책임지고 18대 19대 국회까지 진상조사 해서 고의성이 확인되는 경우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명단에 포함된 26명의 국회의원 중 23명은 영수증 이중제출로 수령한 돈을 반납했거나,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일부 의원실에서는 영수증 이중제출이 보좌진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반납 의사를 밝히지 않은 3인 중 안상수 자한당 의원은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또 금태섭 민주당 의원과 전희경 자한당 의원은 선관위 유권 해석에 따라 반납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영수증 이중제출을 통해 빠져나간 국회예산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지난 2017년 12월까지 1억6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에 얽힌 예산 항목은 '정책자료발간·홍보물유인비(연간 최대 39억원, 국회의원 1인당 1300만원)'와 '정책자료발송료(연간 최대 13억7000만원, 국회의원 1인당 평균 457만8130원, 지난 2016년 기준)'다.

이날 26개 의원실의 지출내역 자료는 지난 8월30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따라 공개 전환됐다. 법원은 하 대표가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국회에 지난 2016년 6월∼12월의 예비금 집행 세부내역,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집행 세부내역, 국회 의장단이 해외출장 시 사용한 여비·출장비,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이 해외출장 시 사용한 금액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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