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병을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한 시기에 골프장에 다녔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겨레신문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의 한 골프장 직원은 “전 전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 우리 골프장을 방문해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해당 골프장의 다른 직원도 “구체적 날짜를 밝힐 수 없지만 지난해까지 (전 전 대통령이) 우리 골프장에 다닌 것이 맞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전 전 대통령의 ‘건재함’은 여러 시민에게 확인됐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6일에도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골프장에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을 목격했다는 이모씨는 “(전 전 대통령이) 누구의 도움을 받지도 않고 걸어 다니며 골프를 쳤다”며 “건강 문제도 없어 보였고 웃으면서 멀쩡하게 이야기를 해 눈여겨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역시 전 전 대통령을 봤다는 박모씨도 “알츠하이머로 법원 출석을 미룬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운동 삼아서 골프를 칠 수는 있어도 알츠하이머로 재판 출석을 못 하는 사람이 공을 치는 건 다른 문제”라고 비판했다.
광주지법은 지난해 8월27일 전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을 열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악화 등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그는 지난 7일 광주에서 예정됐던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 전 대통령 측은 “방금 전 들은 이야기나, 만난 사람도 기억 못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에 펴낸 회고록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했다. 도 헬기 사격을 부정하고 목격자인 고(故) 조비오 신부를 ‘사탄’ 등으로 폄하했다. 또 자신을 두고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5·18 관련 단체와 고 조비오 신부의 유족 등이 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