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점’ 받은 블루보틀…RTD 제품 기대감도 ‘솔솔’

‘합격점’ 받은 블루보틀…RTD 제품 기대감도 ‘솔솔’

기사승인 2019-05-08 03:00:00

블루보틀 1호점이 문성성시를 이루며 합격점을 받으면서 RTD(Ready to Drink) 음료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RTD란 제품을 구매해서 곧바로 마실 수 있는 캔커피·병커피 등을 말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블루보틀 국내 1호점은 개장 당일 10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에서 스페셜티커피 브랜드로 인지도를 쌓아온 데다 국내 마니아층까지 상당수 있던 상황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성적이라는 평이다.

블루보틀은 클라리넷 연주자이인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7㎡(5평) 규모의 차고에서 시작한 것이 유래다.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 판매한 것부터 시작됐다.

블루보틀의 경우 주문과 동시에 원두를 볶고 직접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제작하기 때문에 한 잔당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빠르게’ 일색이던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스페셜티커피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려 제공하는 것과 ‘환대’,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 등 특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하기 위해 찾은 고객들을 끌어안은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또 48시간 이내 로스팅한 원두만을 사용하고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만을 판매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블루보틀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유지를 위해 미국과 일본 등 기존의 매장처럼 국내 역시 직영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블루보틀이 일본에 이어 한국시장을 낙점한 것은 국내 커피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48억달러(약 5조2440억원)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인당 커피 전문점 소비액은 연 92.3달러에 달한다. 유로모니터는 한국 커피 전문점 시장이 2023년까지 56억달러(약 6조167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루보틀이 국내 시장 진출의 첫 발을 내딛으면서 사업형태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루보틀의 경우 모든 메뉴를 주문과 동시에 원두를 볶고 직접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제작하기 때문에 한 잔당 10여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심시간 등 손님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시간대에 유의미한 회전률로 매출을 늘리는 것은 어렵다.

실제로 개장 첫날인 3일 블루보틀에는 시간당 80여명의 고객이 몰려들었다. 고객 한 명이 커피 한잔, 혹은 여러 음료를 맛보기 위해 두 잔을 주문한다고 하더라도 평균 100여잔을 넘지는 않는다. 이는 스타벅스 등 국내 유명 커피브랜드 전문점의 점심시간 평균 주문잔수 수준이다. 3개월 또는 6개월 이후 매출이나 방문고객이 안정될 경우 추가적인 수익창줄을 위한 ‘카드’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유력하게 손꼽히는 것은 RTD 제품 출시다. 이미 블루보틀코리아에서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각에서 지속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근거는 바로 ‘네슬레’다.

2017년 9월 세계 최대 식음료 회사인 네슬레는 블루보틀의 지분 68억원을 약 4억2500만달러에 매입했다. 네스카페와 네스프레소 등 다양한 유통형태를 가지고 있는 네슬레를 통해 카테고리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브라이언 미한 CEO가 ‘변화’에 대해 언급하며 여지를 남겨놓은 것도 이러한 예상에 힘을 싣는다. 브라이언 미한 COE는 네슬레가 블루보틀을 인수했던 2017년 ‘서울카페쇼 월드커피리더스 포럼’에서 강연자로 참석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브라이언 미한 CEO는 네슬레와의 협업을 통한 제품 출시에 대해 “중요한 것은 블루보틀을 독립회사로 남겨두는 것”이라면서 “네슬레 역시 블루보틀을 바꾸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매년 빠르게 변화하는 커피 업계에서 변하지 않겠다고 고집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긍정적 변화는 언제나 수용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