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간편하고 깔끔하게 대장암 90% 잡는다

이제 간편하고 깔끔하게 대장암 90% 잡는다

기사승인 2019-05-09 00:32:51

첨단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암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만성질환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생명을 위협하는 암들이 있다. 췌장암, 간암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암 발생률 2위, 유병률 3위, 사망률 3위인 대장암도 그 중 하나다. 그렇지만 앞으로 대장암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노믹트리가 8일, 대장암 진단의 정확도를 90%까지 끌어올린 대장암 검사용 장비인 ‘얼리텍’을 출시했다. 지노믹트리의 첫 작품인 얼리텍은 기존 대장암 진단을 위해 활용돼온 분변잠혈검사의 단점을 보완한 신개념 진단보조장비다.

실제 기존 분변잠혈검사를 위한 장비는 대변 중 무작위 3곳에서 5그램(g) 이상을 채취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검사 정확도도 50%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반면, 얼리텍은 ‘신데칸-2(syndecan2)’로 불리는 유전자(DNA) 변이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1~2g의 분변이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더구나 분변 채취도 키트에 동봉된 별도의 도구들을 이용해 가정용 좌변기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심지어 의료기관 제출 전까지의 보관도 특수용액으로 채워진 동봉된 용기에 넣어 상온에 둬도 돼 분변잠혈검사처럼 냉장 보관해야 하는 수고스러움도 사라졌다. 간편하고 깔끔해진 셈이다.

무엇보다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 30세에서 80세 남녀 585명을 대상으로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에 따르면 종양의 단계나 위치, 연구대상의 성별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대장암 진단의 정확도가 90.2%였다. 암으로 진행되기 전인 용종의 유무에 대해서도 66.7%의 정확도로 판별해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대장암은 조기검진으로 용종을 찾아내 제거하면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진단시 90% 이상 치료가 가능하지만, 기존 검진의 낮은 민감도(정확도)나 불편함이 조기검진율을 낮추는 제한점으로 작용했다”며 “얼리텍은 임상결과 진단 정확도와 검사 신뢰도가 높아 확진을 위한 대장내시경 순응도나 조기검진율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지노믹트리 안성환 대표는 “얼리텍은 19년 전 회사를 설립한 후 헬스케어 진단시장의 미충족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바이오마커 발굴과 이를 이용한 체외 암 조기진단 기술 및 제품 개발에 힘쓴 첫 결과물”이라며 “대장암을 시작으로 방광암, 폐암 나아가 간과 위암 등 다양한 고형암을 조기검진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노믹트리는 대장암 진단키트인 얼리텍에 대한 국내 저변확대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유럽과 중국, 일본 등지로도 제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세계시장으로의 진출과 성공가능성에 대해 “분변잠혈검사의 부정확성이나 금식과 장세척, 마취 등의 번거로움이 따르는 대장내시경으로 대장암 진단이 늦어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들이 해외에도 많다”면서 “검사의 높은 정확도와 간편함은 검진 수검률을 높이고 암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 떨칠 수 있게 도울 것”이라며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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