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세균 침투’ 간농양, 고름 고여 항생제 효과 제한…시기 놓치면 늑막염·복막염 추가 치료

기사승인 2019-05-15 17: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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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난달 이 시간 체크리포트를 통해 간에 염증 반응이 생기는 질환, 간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간염 말고도 간에 염증이 나타나는 병이 또 하나 있습니다.

간농양입니다.

그 이름이 생소한 분들이 적지 않으실 텐데요.

사실 의료계에서도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고, 연구가 덜 된 질환이기도 합니다.

정상적이라면 간에서는 미생물이 살 수 없습니다.

세균이나 기생충이 침입하면 면역 세포들이 즉각 대응에 나서 정리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면역기능이 떨어졌거나 간 조직이 손상된 경우 방어막은 뚫리고 감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염이 간세포를 파괴시키고 그 자리에 고름이 고이게 되면, 간농양이 형성됩니다.

<리포트>

올해 40세인 김진환(가명) 씨는 간농양 진단이 나와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며칠간 고열이 이어져 독감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지만, 피검사 결과 높은 염증 수치가 확인됐고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간에 고름이 차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김 씨는 입원해 있는 동안 피부 속으로 농양을 빼내는 관을 삽입한 채 생활해야 했습니다.

김진환(가명) / 간농양 환자
“몸에 종기가 생기면 종기를, 고름을 짤 때 피까지 쫙 짜내 다 빼내야 종기가 안 나는 것처럼 이 간농양도 안에 있는 고름을 빼고 배양까지 다 해서 항생제 치료를 해야 낫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잘 치료하지 않으면 다시 고름이 쌓여서 간농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더라고요.”

이동현 교수 /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고름이 고여 있다 보면 아무리 항생제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항생제 효과를 얻는데 굉장히 제한이 됩니다. 그쪽에 항생제 침투력이 제한이 있다 보니까 적절한 치료 효과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쪽이 감염원이 되는 부위인데 그 감염원에서 원인균의 부하를 좀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항생제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바늘을 꽂아서 흡인하거나 아니면 관을 삽관해서 그 관을 통해서 배농이 될 수 있는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농양은 감염을 일으킨 미생물이 세균이냐, 기생충이냐에 따라 ‘화농성 간농양’과 ‘아메바성 간농양’으로 구분합니다.

면역 세포가 간으로 침투한 세균을 제거하지 못해 생기는 화농성 간농양은 국내 간농양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대개 화농성 간농양은 간에서 생산된 담즙이 배설되는 경로인 담관으로 세균이 침범하면서 시작됩니다.

아메바성 간농양은 이질 아메바라는 기생충에 의해 발생합니다.

기생충이 장에서 혈액을 타고 간까지 거슬러 올라 감염을 일으키는데요.

위생 환경이 좋아진 요즘에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질환이 됐습니다.

이동현 교수 /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화농성 같은 경우는 주로 발열이 주가 되고 몸살 기운이라든지 무기력감, 시력 감퇴, 체중 감소 등 비특이적 증상들이 주로 나타나게 됩니다. 전형적 특징이 있긴 합니다. 황달이라든지 우상복부 통증도 유발될 수 있는데, 문제는 화농성 간농양에서는 이런 전형적 특성을 모두 나타내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해서 원인 모를 발열 때문에 오셨다가 우연히 영상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꽤 됩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아메바성 간농양 같은 경우는 전형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우상복부 통증과 발열을 대부분의 환자군에서 동반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에서 최근 유행지역에서 거주를 했다거나 여행력이 있다면 강력하게 의심을 해볼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전문의 설명에 따르면, 화농성 간농양은 만 55~60세에 걸쳐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원래는 남성에서 자주 보였는데, 최근에는 여성에서 빈도가 높은 담석증 같은 담도계 질환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간농양의 빈도가 증가하면서 남녀 성비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아메바성 간농양은 주로 20~40대 젊은 남성에서 호발한다고 하네요.

간농양 진단 과정에서는 기본적으로 혈액 검사가 필요합니다.

발열이 동반된 경우라면 원인이 된 미생물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에서 세균 등을 추출하는 혈액배양 검사를 시행합니다.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작업은 영상 검사인데요.

상복부 초음파나 CT를 활용해 농양의 상태 등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여러 검사를 통해 간농양이 확진됐다면 간에 고인 고름을 빼내는 배농치료와 함께 항생제 치료 등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리포트>

이동현 교수 /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화농성 간농양 같은 경우는 1차 치료가 배농과 항생제 치료입니다. 원인균 감별을 위한 흡인 치료가 끝나고 혈액배양 검사가 끝난 직후에 바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하고요. 적어도 2~3주 이상의 주사 항생제 치료를 유지하다가 환자 상태에 따라서 경구 항생제로 변경하게 됩니다. 총 치료 기간은 4~6주 정도 유지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에 반해 아메바성 간농양 같은 경우에는 배농 없이 항생제 치료만으로도 굉장히 치료가 성공적으로 잘 이뤄집니다. 하지만 화농성 간농양과의 감별이 필요한 경우 (농양)흡인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고요. 그 크기가 너무 크거나 심장과 가까워 파열됐을 때 위험성을 동반한 경우에 있어서는 배농을 고려해 볼 수도 있습니다.”

간농양은 제때 적절한 치료만 해주면 완치율이 높고 후유증도 남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치료가 늦어지면 가슴과 배 안쪽으로 농양이 파열되면서 늑막염이나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화농성 간농양의 경우 최근 주된 원인균으로 폐렴간균이 꼽히고 있는데요.

폐렴간균은 다른 균들보다 패혈증을 유발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 폐렴간균에 의한 감염은 발생 부위를 벗어나 다른 장기로 전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치료 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동현 교수 /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과거에는 복강 내 감염에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간농양이 많았기 때문에 포도상구균이나 대장균이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았고요. 하지만 최근 들어 진단과 항생제 발전으로 인해 이러한 복강 내 감염에서 비롯된 간농양의 빈도가 줄었고, 폐렴간균이라는 세균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들어 당뇨 빈도가 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면역이 조금 억제되면서 폐렴간균에 의한 감염 빈도가 늘게 됩니다. 폐렴간균이 흔히 일으킬 수 있는 감염 중 하나가 간농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튜디오>

화농성 간농양은 50~60대에 걸쳐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 3분의 2가량은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서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당뇨병, 간경변증, 담도계 질환을 앓고 있다거나 이전에 간이식 수술을 경험한 사람 중에서 발열, 오한 또는 윗배 오른쪽에 통증이 있을 경우 간농양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화농성 간농양은 아직 적절한 예방법에 대한 보고가 없습니다.

다만 아메바성 간농양의 경우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먹고 전파가 되기 때문에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멕시코, 남아메리카 등의 일부 위생환경이 안 좋은 지역을 경유할 때는 가급적 정제된 물을 마시고, 과일의 껍질을 벗겨 먹거나 채소를 깨끗이 씻는 등 위생 관리를 염두에 둬야 합니다.

간농양은 한해 100만 명당 약 10명꼴로 생긴다고 합니다.

비교적 드문 질환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방치할 경우 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유사 증상이 반복된다면 적기 치료를 위해 전문의를 찾아야겠습니다.

 [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세균 침투’ 간농양, 고름 고여 항생제 효과 제한…시기 놓치면 늑막염·복막염 추가 치료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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