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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절차 논란 '일파만파'

교육계 찬반…정치계는 재지정…홍성대 이사장 "차라리 자사고 제도를 없애라"

소인섭 기자입력 : 2019.06.20 23:53:32 | 수정 : 2019.07.08 13:03:50

하영민 전북도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이 상산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상산고등학교를 자율형사립고로 다시 지정하지 않으려는 문제로 교육계가 들썩이고 있다. 20일 전북도교육청이 상산고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결과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지정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해서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고 있는 전국의 자사고는 상산고를 비롯해 모두 24곳이다. 이 가운데 상산고가 이날 오전 가장 먼저 지정 취소 대상이 됐고 오후에는 경기도 안산동산고가 경기도교육청으로 부터 같은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현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인 자사고 전면 폐지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교육계는 물론 정치계도 논쟁에 뛰어 들었다.

0.39점 모자라 지정 취소 위기

도교육청은 이날 평가 결과 지정 취소 기준점인 80점에 0.39점 모자란 79.61점을 얻은 상산고에 대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내달 초 교육감이 지정하는 청문주재자가 청문을 실시하고 교육감이 지정 취소 결정을 하면 중순께 교육부장관에게 동의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영민 학교교육과장은 이날 "사회통합전형 선발과 입학전형 운영, 교비회계 운영,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에서 1점 이상의 감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감사 등 지적 및 규정 위반 사례' 지표에서는 2014년과 2017년 종합감사 결과가 반영되면서 5점 감점됐다. 이 지표는 교육청 재량평가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논쟁의 중심격인 사회통합전형에서 2.4점이 감점되고 재량평가에서 큰 점수를 잃어 결국 낙방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이 전북도교육청의 발표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재지정을 일부러 하지 않으려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도교육청은 "교육감은 물론 실무과장 조차 평가단을 만난 적이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특히 상산고가 정성평가에서는 상당히 좋은 점수를 얻었지만 정량평가에서 점수를 잃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데이터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결국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 여부를 판단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자사고는 고교서열화에 영향

학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전북지역에서 상산고가 나름대로 역할을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도교육청은 "전북 학력을 상당부분 견인한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발기회를 먼저 줌으로써 일반고에 비해 (우수 학생 유치에)유리했고 결국 고교 서열화를 야기하는 등 부정적 영향이 컸다는 점을 상기했다. 학력이 낮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수능결과 등급 비율을 볼 때 도단위 권역서 높기 때문에 전북의 학력이 낮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응수했다.

전북 이외 지역의 교육청은 교육부의 기준인 재지정 기준점을 70점으로 했는데 전북만 80점으로 한 것도 논란의 중심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2014년 제1차 평가 때 70점은 무난한 점수임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 높은 점수를 적용해 교육과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통합전형 평가 항목과 관련해 도교육청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와 교육부 확정안 공문에 이미 연차적으로 2019년까지 (입학정원의)10%까지 선발비율을 높여 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다"면서 "나중에 심사관련해서 강화할 것도 예고했고 교육부 매뉴얼에도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운천 의원이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차원서 상산고 재지정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곧 있을 청문은 교육감이 소속 직원이나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 하나를 지목해 진행하게 되는데, 행정청과 학교 대표성을 가진 인사를 청문 당사자로 요청해서 시행한다. 이 청문결과는 교육감에게 보고되고 교육감이 교육부장관으로 부터 동의를 얻고자 할 때 참고사항으로 쓰인다.

심의위원 9명 가운데 2명은 일정기간 기회를 주고 재평가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다.
전북 익산의 자사고인 남성고등학교에 대한 재지정 평가는 내년에 있다. 도내에는 자사고가 세곳이다.

상산고, 기준점 80점 문제삼아

지정 취소 위기에 몰린 상산고 관계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도교육청 발표 뒤 박삼옥 교장은 "발표내용을 모두 거부한다"고 밝혔다. 전북도교육청만이 기준점수를 80점으로 상향해 평가를 한 점과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을 매년 상산고 자율로 맡기다가 평가직전 10% 이상으로 선발비율을 설정한 점을 부당하다고 봤다.

자사고 지정목적과 관련된 모든 지표에서 매우 우수 또는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고도 상산고가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근거를 댈 것을 요구했다. 상산고는 31개 지표 가운데 22개 지표에서 매우 우수와 우수 평가를 받았다. 또 다양한 선택과목 편성 운영과 프로그램별 학생 참여율, 학생·학부모의 학교 만족도 등 15개에서 만점을 맞았다.

교육청 재량 평가 항목 12점 가운데 -5점으로 결정적 감점요인이 된 ‘감사 등 지적 및 규정 위반 사례’는 2014년 감사결과를 반영했다. 이 감사결과는 상산고가 2015년 자사고로 재지정됐기 때문에 제외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상산고 학부모들이 도교육청 앞에서 상복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 평가에서 1.6점을 감점받은 상산고는 자신들의 27만 원은 전국 자사고의 경우 한 곳만 32만 원일 뿐 모두 20만 원 내외라며 자사고 지정 취소를 위한 지표로 진단했다.

학부모들은 도교육청 앞에서 검은색으로 차려 입은 채 상복 항의집회를 했다. 이들은 오후 학교에서 총회를 갖고 '떨어 뜨리기 위한 평가'를 한 도교육청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115일째 진행해 온 1인 혹은 다인 시위를 자율로 전환했다. 또 80점에는 미달했으나 결국 교육부가 자신들의 손을 들어 줄 것이고 이것이 실패해도 법적 다툼의 상황에서는 승소할 것이란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홍성대 이사장 "자사고 제도 없애라"

‘수학의 정석’ 저자로 지난 1981년 사재를 털어 상산학원을 세운 홍성대 이사장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이사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사고가 한국 교육의 폐해라면 차라리 법을 개정해 자사고 제도 자체를 없애라”며 “자사고 제도가 엄연히 법에 존재하는데, 없애겠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평가를 하는 건 정부를 철석같이 믿고 투자해 온 학교를 골탕 먹이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교육계는 찬반이 엇갈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전북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재지정 기준점을 설정하고 평가지표를 변경했다"면서 "불공정한 결정이 내려진 만큼 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교육부에 상산고 지정취소에 동의하지 말것을 요구했다.

상산고 교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자율형 사립고는 고교서열화체제 강화, 입시교육 기관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고교입시를 위한 사교육 팽창 등의 문제로 공교육 파행을 낳았고 이러한 이유로 폐지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높다"고 응원했다.

정치권은 자사고 재지정에 무게

정치권은 상산고 재지정에 무게를 뒀다.
특히 전북을 지역구로 둔 의원이 소속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형평성에 어긋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올해 재지정 평가를 하는 시·도교육청 11곳 가운데 10곳은 교육부 권고대로 커트라인 10점을 올려 70점으로 설정했는데, 유독 전북교육청만 커트라인을 20점 올린 80점으로 설정했다”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전주 을)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0점대를 맞은 전국의 다른 자사고들은 재지정되고, 79.61점을 맞은 상산고만 탈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누가 봐도 결과를 정해놓고 룰을 만들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국회가 나서서 재지정 취소에 부동의 하도록 유은혜 부총리에게 요구하고 담판을 짓겠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박수현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낙후된 지역에서는 그나마 교육여건이 좋은 자사고가 지역의 인재를 지역에 붙잡아두고 타 지역의 인재도 끌어들이는 지역격차 완화의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상산고의 경우 재지정 기준에 있어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는 고교 평준화 정책 찬성론자이지만, 전북지역의 학생들에게 상산고는 수십 년간 미래인재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왔고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재육성의 길이 막힌다는 것에 우려가 크다"며 지정 취소 절차에 반대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하기 위해 전북교육청은 평가지표 마련 단계에서부터 준비를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상산고는 7월18일과 9월 입학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는 등 '자사고 입학절차'는 예정대로 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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