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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성만 지원 가능"...DB금융투자 여성 차별 채용공고 ‘버젓이’

DB금투 “인사팀, 실무부서 간 의견 조율 안돼...법 준수 못한 실무적 사고”

지영의 기자입력 : 2019.07.12 06:15:00 | 수정 : 2019.07.12 10:07:32

DB금융투자가 사내 주요 부서 인력 채용을 진행하면서 지원 자격을 남성으로 한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서울 소재 한 유명 대학 홈페이지에는 DB금융투자의 채용공고가 게재돼 있다. 지난 9일 게재된 해당 공고는 DB금융투자의 투자금융본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부서에서 인턴사원을 채용한다는 내용이다. 채용되는 지원자는 기업금융 관련 업무를 맡아 기업 및 산업, 시장환경 분석 등을 담당하게 된다.

문제는 DB금융투자 측이 여성 지원자의 합격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는 점이다. DB금융투자 측은 지원자 자격을 90년대 이후 출생 ‘남성’으로 한정했다. 이에 해당 공고를 통해 증권사의 남성 지원자 선호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업금융 관련 부서는 정직원 기준으로 증권사 내에서 급여가 높은 직무로 꼽힌다. 여성 지원자들에게 증권사 주력 업무 부서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보자 A씨는 쿠키뉴스에 “취업 정보를 찾다가 공고를 발견하고 너무 황당했다”며 “정규직 채용 공고가 아닌 인턴이라지만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인데 대놓고 남성만 우대하는 건 명백한 차별이다. 인턴 공고에 반영된 차별 기조가 정규직 채용에서라고 다르겠나”고 호소했다. 이어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이렇게 대놓고 성차별하는 증권사들이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성별을 한정한 DB금융투자의 채용 방식에 대해 ‘구습’이라고 지적했다. 특정 성별을 명시해서 채용 공고를 내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또 문제의 채용을 진행하는 부서에서 남성만을 우대할 직무상의 이유도 없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직도 증권사 내에서 남성 직원 비율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인력 채용을 능력주의에 따라서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이 없어야 하는데 어느 회사가 시대를 역행하는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인사팀과 실무부서 간 협의 중에 정리가 잘 안 된 내용이 공고로 나갔다. 채용 공고 관련 의견 조율에서 법을 준수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으면 검수를 거쳐야 하는데 실무적 사고가 있었다”며 “당사는 관련 법(성차별 금지)을 엄격히 준수하며 채용을 진행하는데 이런 사고가 나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해당 공고가 올라간 학교들에 연락해 삭제 요청을 했으며 다시 공고할 것”이라며 “향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실무자들을 상대로 철저히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증권가의 성차별 기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평가다. 국내 10대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남녀 직급·임금 격차는 여전하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여성 직원의 평균 급여는 남성의 61.5% 수준이었다. 여성 임원 비율도 1.9%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임금 직군인 실무부서 내 성비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KB증권도 여성 대표가 선임되면서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임원 51명 중 여성 임원은 박정림 대표를 포함해 단 2명에 불과하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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