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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최저임금 인상 두고 맞붙은 乙들…甲의 책임은 어디?

최저임금 인상 두고 맞붙은 乙들…甲의 책임은 어디?

이소연 기자입력 : 2019.07.15 16:10:37 | 수정 : 2019.07.15 16:10:49

승자의 득점은 결국 패자의 실점이 됩니다. 상대의 손해가 나의 이익이 되기에 심각한 경쟁과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같은 ‘제로섬 게임’은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사회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저임금 협상입니다. 사용자의 비용은 노동자의 급여가 됩니다. 최저임금 협상이 이뤄진 이래로 매년 갈등이 빚어졌죠. 오는 2020년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의결됐습니다. 지난해 대비 2.87% 인상된 것을 두고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 반발이 큰 상황입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추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은 15일 낮은 인상률에 대한 반발로 전원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 “경제공황 시기에나 결정했던 수치”라며 “경제성장률에 물가인상률을 더한 임금동결 수준인 3.6%에도 못 미치는 사실상의 삭감안”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사용자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들은 주휴수당 등을 합치면 사실상 최저임금이 1만원에 달한다며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 중인 상황입니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은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볼 때 2020년 최저임금은 동결이 필요했다”며 “자영업의 실정을 외면한 채 결정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안타깝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노동자와 소상공인으로 대변되는 사용자 모두 ‘을(乙)’이라는 점입니다. 사회에서 ‘갑(甲)’으로 여겨지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본사, 건물주 등은 최저임금 논쟁에서 늘 한발 물러서 있는 모습이죠. 

상한선 없는 임대료, 가맹점이 프랜차이즈 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은 인건비 못지않게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른바 ‘핫플레이스’에 위치했던 상가들이 임대료 부담에 문을 닫으며 해당 거리의 상권이 죽어버리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그러나 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는 크지 않은 편입니다. 

최저임금에 연동한 ‘최고임금제’의 도입도 요구됐으나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최고임금제는 대기업 임직원·공공기관 임직원 등의 연봉을 최저임금의 일정 배수 이상 주지 않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살찐 고양이법’이라고 불립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경제를 망친다고 말하는 대기업 CEO의 연봉이 지난해 80여억원에 달하는 것을 비판하며 해당 법안의 상정을 촉구 중입니다. 최저임금 대비 2500배를 받는 CEO도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본과의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해 하반기 낙관적인 전망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 을에게만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갑 또한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모습을 통해 제로섬이 아닌 모두가 이익을 보는 ‘포지티브섬’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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