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교수들, 일본 경제규제 '구원투수'로 나서

포스텍 교수들, 일본 경제규제 '구원투수'로 나서

기사승인 2019-08-11 15:41:26

 

포스텍 교수들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로 위기에 빠진 국내 소재‧부품 분야 기업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포스텍은 기존에 운영해 온 기업지원 프로그램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정 국가의 규제 분야 뿐 아니라 외국 의존율이 높은 분야까지 폭넓게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전문가 풀(Expert Pool)' 시스템을 마련한다.

소재‧반도체‧철강‧에너지‧통신‧전자 분야 교수 100명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산학협력단과 해당 분야 분과장이 교수를 직접 연결, 자문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포스텍 전체 전임교수 인원이 288명인 점을 감안하면 3명 중 1명이 전문가 풀에 등록되는 것이다.

분과는 △소재 △철강 △화학 △생명 △전자(디스플레이‧통신) △화학공학(에너지‧2차전지‧촉매) △기계공학 등 7개로 나뉜다.

반도체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포함된다.

포스텍은 포항지역 강소기업 신사업 육성과 애로기술 자문,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기업연계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운영해 온 노하우를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 2011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연평균 180건의 실적을 올렸다.

대기업 대상으로는 지난 2016년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설립, 운영중인 산학일체연구센터를 통해 지원한다.

포스텍은 LG디스플레이, 삼성SDI, 효성, 삼성전자, 포스코케미칼 등 5개 기업과 산학일체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모두 디스플레이와 소재, 에너지, 반도체 등 이번 조치와 높은 관련이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 센터는 애로기술 지원 뿐 아니라 신시장 창출을 위한 중장기적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포스텍에 위치한 포항가속기연구소도 첨병으로 나선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일본이 얼마 전 규제 조치를 취했던 소재 3종 중 하나인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를 시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반도체 회로를 그릴 때 감광액으로 사용되는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는 사실상 100% 일본산인 소재다.

3종 소재 중 유일하게 얼마 전 규제가 해제됐지만 빠른 국산화가 필요한 소재 중 하나다.

현재 이 감광액을 만들기 위한 극자외선(EUV) 라인을 가진 곳은 한 개 기업 뿐이고 그나마도 생산을 위한 설비라 실제 테스트용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적외선부터 X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빛을 만들어낼 수 있어 '빛 공장'으로도 불린다.

이 다양한 빛은 소재에서부터 반도체 분야, 생명이나 화학분야 등에서 활용된다.

포항가속기연구소 산업기술융합센터가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바로 이 극자외선을 공급할 수 있는 빔라인을 만들었다.

아직 제한이 있지만 앞으로 활발한 활용이 기대된다.

일본의 제재 관련 품목을 살펴보면 2차 전지나 디스플레이, 촉매제 등에 관련된 품목이 대략 1100여개 정도로 앞으로 소재나 화학,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포스텍은 소재산업 관련 연구의 세계적인 중심지가 되겠다는 목표를 천명했을 정도로 개교때부터 소재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왔고 세계적으로 탁월한 연구성과를 냈다.

또 세계 유일의 철강전문대학원도 운영중이다.

강소기업을 지원해왔던 노하우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포스텍은 기술 자문 뿐 아니라 220여개 시험분석장비를 기업들과 공동 활용해왔다.

비수도권의 경우 시험분석이 원활치 않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 2018년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을 이용해 진행된 기업 대상 분석 실험은 무려 4139건에 달한다.

이와 함께 포스코,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협력해 강소기업들을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김형섭 산학협력단장은 "급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 의존율이 높은 분야에 대한 자문이나 지원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이런 위기가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텍의 자문이나 도움이 필요한 기업은 산학협력단(054-279-8481, ykrhee@postech.ac.kr)으로 문의하면 된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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