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종전기념식서 나루히토 일왕 “깊은 반성” 언급, 아베 ‘일본 책임’ 거론 안해

日 종전기념식서 나루히토 일왕 “깊은 반성” 언급, 아베 ‘일본 책임’ 거론 안해

日 정부, 전국전몰자추도식 열어

기사승인 2019-08-15 12:39:48

일본 정부가 태평양전쟁 종전(패전) 74주년 기념행사인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난 5월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전몰자를 추도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날을 맞았다”며 “소중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과 유족을 생각하며 깊은 슬픔을 새롭게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 74년 이후 여러 사람의 부단한 노력으로 오늘날 일본의 평화와 번영이 구축됐지만 많은 고난에 빠졌던 국민의 행보를 보면 감개무량하다”며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深い反省)을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일왕은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지난 4월 퇴위한 아키히토 전 일왕의 견해를 계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2015년 추도식 때부터 '깊은 반성'이란 표현을 사용해 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날 기념사에서 “이전 대전에서 300만명의 동포가 목숨을 잃었다”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졌다. 다시 한 번 충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전후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했다”며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 평화롭고 희망이 넘치는 새 시대를 위해 국제사회와 힘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지난 2012년 말 총선에서 이겨 재집권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8·15 종전 기념행사에서 가해자로서 일본 책임을 거론하지 않은 셈이 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종전일인 매년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열어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당시 사망한 자국민을 추모하고 있다. 추모 대상은 전사한 군인·군무원 등 약 230만명과 미군의 공습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등으로 숨진 민간인 등 약 80만명 등이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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