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가 안동호 조정지댐에 위치한 ‘월영교’를 야간명소로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있지만, 관련 행정이 뒷받침되지 않아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민정(가명·22·여) 씨는 최근 안동시가 자랑하는 야간명소 월영교를 찾았다. 이곳에서 일행들과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어우러진 야경을 마음껏 즐기던 김 씨는 저녁 9시를 넘기고 말았다.
허기가 몰려온 김 씨는 안동찜닭을 맛보기 위해 시내로 나가려고 했지만,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대도시에 익숙한 김 씨가 미처 시내버스 막차 시간을 확인해 두지 않았던 것.
김 씨는 결국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했지만, 안동시의 이해하지 못할 행정에 기분이 상했다.
김 씨는 "안동시가 월영교를 야간명소로 홍보하면서 정작 시내버스가 오후 6시면 끊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과연 앞뒤가 맞는 행정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씨뿐만 아니라 월영교를 다녀간 여러 대학생 등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청년들, 일반 관광객 역시 각종 블로그나 카페, SNS를 통해 이 같은 안동시의 실태를 지적하고 있다.
월영교를 지나는 시내버스(3번, 3-1번 557번)는 오후 6시가 막차여서 비싼 요금을 내고 택시를 이용하거나,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야경을 구경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분수까지 가동되는 월영교 야경은 시내버스 등을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겐 더욱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월영교 분수는 4월부터 10월 말까지 토요일과 일요일 하루 3번(낮 12시 30분, 오후 6시 30분, 밤 8시 30분) 가동된다.
이중 토요일의 경우 시티투어버스가 밤 9시까지 다녀 월영교 분수 야경을 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일요일은 불가능하다.
시티투어버스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밤 9시까지 운행한다. 사실상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금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일요일 월영교 야경을 구경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대신 시티투어버스가 다닌다"며 "시내버스 시간을 더 연장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