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운둔의 증권사로 불리던 한양증권이 1년 만에 약 2배에 가까운 순이익을 내면서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금융 신설, 홍보조직 구성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권사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뤄낸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다만 향후 5000억원을 밑도는 자기자본은 사업 영역 확대에서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 증권사(자기자본 5000억원, 순이익 200억원 이하) 가운데 한양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보다 2배 늘어난 101.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수의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과 달리 1년 새 100%가 넘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한양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약 149억원, 1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9%, 101%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비슷한 규모를 갖춘 리딩투자증권(-42%), 부국증권(-14%), 유화증권(+0.81%)과 비교해 이익 증가폭이 컸다.
수익성도 늘어났다. 한양증권의 2분기 ROE(자기자본이익률)은 10.14%로 전년동기(5.03%) 대비 수익성이 2배로 상승했다. ROE는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이익을 올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의 지표다.
한양증권의 이같은 성장은 IB(기업금융)과 자기매매 부문에서 큰 폭으로 늘어나서다. 한양증권의 올해 상반기 IB부문 순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 상반기(51억원) 보다 103% 급증했다.
자기매매 부문의 순이익도 전년동기(15억원) 대비 280% 늘어난 57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한양증권의 파생상품운용수익(순영업수익 기준)은 29억원으로 전년동기(약 5억원) 5배 이상 늘어났다. 채권운용과 중개손익도 82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내 지난해 상반기(62억원) 대비 19억원 증가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IB부문의 경우, 2018년 5월에 합류한 투자금융본부의 활약과 기존 조직의 재정비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상황에 대비한 파생상품 운용에 따른 수익 증가, 채권부문의 효율적인 운용도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양증권은 지난해부터 조직 개편 이후 부동산금융 부문에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부동산 사모펀드 ‘JB Hyper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3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SPC(특수목적법인, 드림하이퍼제일차)에 대한 303억원의 사모사채 인수확약을 맡고 있다. JB Hyper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3호는 홈플러스 사업장 임차보증금을 기초로 한다.
다만 아직 넘어야할 장벽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현재 한양증권의 자기자본(2831억원, 올해 2분기 기준)은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증권업계의 재무건전성 기준으로 평가 받는 순자본비율(NCR)은 390.8%로 전년동기(448.6%) 대비 감소했다. 차입부채(1조3733억원)으로 지난해 말(9314억원) 대비 4000억원 늘어났다.
아직까지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확충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한 유상증자 등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