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증권업 인가를 앞두고 미국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자본 문제 해결이 최대 과제인 토스가 투자자들과 만나 해결책을 찾았는지 이목이 집중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굿워터캐피탈, 퀄컴벤처스, 세쿼이아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 등 토스의 주요 투자자들이 몰려있는 미국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앞서 토스는 올해 3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심사에서 탈락했다. 탈락의 결정적 이유는 금감원 외부심사위원들이 토스의 ‘자본의 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토스의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128억원이며 이중 96억원(75%)이 상환우선주다. 토스의 상환우선주는 발행 후 3년이 지난 뒤 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 여기에 8%의 이자도 붙여 돌려줘야 한다. 또한 바젤 규제에서는 상환 의무가 있는 상환우선주를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외부심사위원들이 지적한 문제는 토스가 지난 5월 신청한 증권사 예비인가 심사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됐다.
이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탈락에 이어 증권업 예비인가 마저 탈락할 위기에 처하자 당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8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만나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증권업 진출 때문에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인재를 채용했는데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당국은 토스의 자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가 신청 기업에 대해 컨설팅이나 심사 과정에서 소명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면서도 “인가 기준에 미달하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토스가 증권업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본 문제 해결밖에 방안이 없는 상황. 이같은 상황에서 이 대표의 미국행은 문제가 되는 상환우선주 해결을 위해 투자자들과의 논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환우선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설득이 관건”이라며 “투자자들이 상환기간을 대폭 늘리거나 상환조건을 제외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토스 측은 이 대표의 미국 출장이 다른 목적인 것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출장길에 투자자들과 만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이 대표가 해외 출장길에 나섰으나 증권업 인가와 관련된 목적의 출장은 아니다”라면서 “출장 중에 미국 투자자들과 만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조계원 조진수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