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관련 기업 중 최초로 ‘유니콘’ 지위를 획득한 야놀자가 해외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호텔 사업을 전개하는 인도 유니콘 기업 ‘오요’와도 동남아 시장에서 만나며 ‘유니콘 싸움’도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 도약, 최근 글로벌 OTA로 자리잡기 위해 해외를 상대로 과감한 투자를 보이고 있다. OTA(Online Travel Agency)는 호텔 등 숙박업체와 이용고객을 온라인(웹, 모바일)으로 연결해 숙박 예약·계약·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업자다. 야놀자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구축한 다양한 역량과 경쟁력이 OTA 전환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 무게를 두면서 야놀자는 경쟁사 역시 국내업체가 아닌 외국기업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인 야놀자가 외국 호텔업체 및 에어비앤비와도 겨룰 날이 올 가능성도 있다.
인도 유니콘 기업인 오요호텔즈앤홉즈는 인도 델리를 거점으로 저가 호텔체인을 운영하는 호텔 예약 플랫폼 회사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받으며 유명세를 떨쳤다. 최근 영국을 비롯한 유럽 진출에 나서 에어비앤비와의 경쟁을 예고했다.
야놀자는 2016년 중국 최대 OTA(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API(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도구)를 연동, 야놀자의 중국어 버전 '야왈바'를 출시했다. 일본 최대 OTA인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와 독점 제휴, 1000여개 호텔을 보유한 동남아 호텔체인 젠룸스에 인수조건부 투자도 단행했다. 올 6월에는 '부킹닷컴', '아고다닷컴' 등을 운영하는 글로벌 OTA 부킹홀딩스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투자금 1억8000만 달러(약 2200억원)를 유치, 해외 협업 기회를 마련했다.
야놀자가 처음 사업영역을 확장한 것은 2016년 7월 호텔예약서비스 ‘호텔나우’를 인수하면서부터다. 또 ‘여행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해 2년 후인 2018년 3월엔 국내 최대 레저액티비티 플랫폼 ‘레저큐’를 인수했다. 국내 최대 숙박비품 유통 기업인 ‘한국물자조달’과 부산‧경남 최대 호텔 브랜드 ‘더블유디자인호텔’, 동남아시아 호텔체인 `젠룸스`를 인수하며 오프라인 호텔 사업 확장도 꾸준히 이뤄져 왔다.
올해엔 IT기반 시스템 확충을 위해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 1위 기업 ‘가람‧씨리얼’과 세계 2위 PMS 기업 ‘이지 테크노시스’ 인수했다. 특히 지난달 호텔 및 레스토랑 예약플랫폼 ‘데일리호텔’ 인수는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데일리호텔은 신라호텔 등 한국 주요 호텔은 물론 전 세계 210개국에서 40만여 개에 달하는 주요 특급 호텔 체인과 4700여 개 펜션, 1000여 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시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이번 인수는 야놀자가 기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클라우드 기반의 PMS를 바탕으로 고객 경험 강화와 동시에 호텔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통합 자동화 솔루션을 글로벌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여행 검색 엔진 카약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공식 오픈했다. 초기 숙박 예약 기능만 가지고 있던 야놀자는 레저, 특급호텔, 레스토랑, 항공권에 대해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여행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장기간 플랫폼 확장을 해온 셈이다.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는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감 증인 명단에 올랐다. 수수료 등 숙박앱 갑질 진상파악이 목적이다. 몇 해 전부터 야놀자 제휴 숙박사업자들은 야놀자의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