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사위 구성…사회부장 성재호 “보직 사퇴하겠다”

KBS 조사위 구성…사회부장 성재호 “보직 사퇴하겠다”

KBS 조사위 구성…사회부장 성재호 “보직 사퇴하겠다”

기사승인 2019-10-10 15:47:43

KBS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자산관리사의 인터뷰를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공식 조사하겠다고 나서자, 사회부장이 보직에서 사퇴하겠다며 반발했다.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10일 사내게시판에 정 교수의 자산을 관리하던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올리면서 “취재 과정에서 검찰이 인터뷰한 사실 자체를 알아챘다고 해서, 그걸 마치 기자가 인터뷰 내용을 통째로 검찰에 넘긴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억지고 ‘거짓선동’”라고 주장했다.

성 부장은 “인터뷰 취재 과정에서 정 교수가 (펀드 운용사의 투자처와 투자내역 등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 증언이 정 교수 자산관리인 입에서 나왔다. 더구나 자신의 펀드도 아닌 해당 운용사의 다른 펀드가 투자한 회사의 성장 가능성까지 타진했다는 증언까지. 그런데 이 얘기보다 중요한 다른 맥락이 있는지 저는 지금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취재 내용을 왜 검찰에 확인했느냐는 지적에는 “취재원이 수사 과정에서도 일관성 있게 같은 진술을 하는지는 증언의 신뢰도를 확인해볼 수 있는 수단이다. 수사기관이 이 증언의 신빙성 관련해 또 다른 근거들을 가졌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그래서 어떤 혐의를 적용하려는 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더구나 자산관리인은 우리와 인터뷰하기 전에 이미 검찰 조사를 한두차례 받았고, 우리와 인터뷰한 내용, 보도 내용을 검찰에 먼저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적었다. 검찰이 KBS의 김 차장 인터뷰 내용을 필요로 할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성 부장은 인터뷰 유출 의혹을 제기한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을 향해 “자산관리인(김 차장)이 정 교수 때문에 ‘증거인멸’의 범죄자로 떨어질 위기에 몰려 있다는 사실은 유 이사장에게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오직 조국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할 뿐”이라며 “한 진영의 실력자가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면서 시대정신을 앞세운다면 그건 언제든 ‘파시즘’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에 대해서도 “자산관리인을 놓아줘야 한다. 자신은 시킨 적이 없다며 모든 잘못을 자산관리인에게 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조태흠 KBS 법조반장도 내부게시망에 글을 올려 김 차장 인터뷰 섭외 경위, 인터뷰 과정, 검찰 확인과 보도 이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조 반장은 “김 차장에게 인터뷰 당시 정 교수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방송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다”며 “또 김 차장이 당시 피의자이고, 크로스체크는 취재의 기본이라 배웠기에 검찰에 두 가지를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 글에 따르면 조 반장은 정 교수가 2017년 초 자산관리인에게 먼저 ‘코링크’ 제안서를 들고 온 게 맞는지, 정 교수가 사전에 사모펀드 내용을 알았다면 자본시장법과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는지를 검찰에 물었다. 검찰은 첫 번째 내용에는 구체적인 확인을 해주지 않았고, 두 번째 확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 반장은 “검찰 확인 과정에서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얘기했다거나, 검찰이 알지 못하던 내용을 전달한 바는 전혀 없다”며 “다만, 검찰도 바보가 아니라면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에게 코링크 제안서를 들고 갔다’는 내용을 저희가 어디서 취재했을지, 눈치 챘으리라 생각한다. 자산관리인을 만나 들은 이야기냐고 해서, 그렇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이 부분이 잘못이라면, 자신관리인의 주장을 아무런 확인도 없이 그냥 내보내야 했던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한편 KBS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김 차장 인터뷰 유출 의혹을 살펴보기로 했다. 조사위에는 시청자 위원과 언론학자 등 외부 인사가 포함될 예정이며, 이들은 조 장관·검찰 관련 취재와 보도 과정에 대한 조사를 전방위적으로 벌이게 된다. KBS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조사위 활동 결과를 공표할 방침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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