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지 선정 10년…내실 없고 덩치만 커진 금융 산업

금융중심지 선정 10년…내실 없고 덩치만 커진 금융 산업

기사승인 2019-10-18 06:00:00

금융중심지 선정 이후 지난 10년간 국내 금융 산업 외형은 확대됐다. 하지만 내실은 여전히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장주식 시가총액은 2004년 444조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580조원으로, 외국인 보유액은 178조원에서 507조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또한 은행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은행 총 자산은 2003년 1131조원에서 지난해 2935조원으로, BIS자기자본 비율은 11.2%에서 15.4%로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금융중심지 사업 첫 발을 뗐다. 또한 2008년 정부와 민간으로 구성된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듬해 1월 서울(여의도)과 부산(문현동)을 금융 중심지로 선정했다.

지난 2017년까지 네 번의 금융 중심지 기본계획을 수립, 국내 금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에 힘입어 금융 산업도 따라 성장했다. 자본시장은 규제완화를 바탕으로 금융투자 산업 역량이 강화됐다. 주식 시가총액은 전 세계 10위, 상장회사 수는 7위로 발돋움했다. 펀드시장 규모는 세계 13위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금융 사업 국제경쟁력과 글로벌화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본점 수익이 악화된 유럽계 은행들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와 남미 등에서 이미 철수했다.

이렇다보니 금융투자회사는 실질적인 철수가 거의 없고 다수 회사가 국내 진입을 검토하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은행 총 자산 중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5.1%에 불과하다. 

금융중심지 내실화를 위해 각 지역에서도 특화전략을 세웠지만 상대적인 ‘쏠림’ 현상도 나오고 있다. 부산의 경우 국제금융센터가 들어선 이후로 해외 금융회사가 단 한 곳도 입점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책이 성과를 내는데 한계에 부딪히자 금융당국은 우선 특화 분야를 선도 산업으로 육성하고 이를 위해 지원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방향 설정과 세부과제 마련을 위한 제5차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38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를 주재하고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금융중심지 정책 추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성과를 도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현실을 냉정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금융 산업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아시아 주요 금융 중심지로 입지를 다지려면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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