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인터넷전문은행·증권사 설립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신규 인가 심사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 상환우선주 문제를 해결한 영향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주주 전원의 동의를 얻어 기존에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을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일정 조건 하에서 투자자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종류 주식으로,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주주 전원이 상환권에 해당하는 ‘R(redeemable)’의 권리를 완전히 삭제해 전량 전환우선주(CPS)로 변경됐다. 전환우선주는 K-GAAP(일반회계기준) 뿐만 아니라 IFRS(국제회계기준) 상에서도 자본으로 인식된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도전했으나 지난 3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당시 탈락의 결정적 이유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금 대부분이 사실상 부채로 인식되는 상환전환우선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국은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할 경우 자본을 빼줘야 하는 상황에서 비바리퍼블리카에 은행을 맡기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당국의 이같은 지적은 이후 비바리퍼블리카의 증권업 인가 심사와 재도전한 인터넷은행 심사에서도 반복됐다.
결국 비바리퍼블리카는 증권사와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위해 자본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당국의 지적을 받아들여 주주와 협의를 통해 상환전환우선주를 전량 전환우선주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3000억 원의 자본을 여러 벤처캐피털 사로부터 대부분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이는 스타트업의 보편적인 자본 조달 방식 중 하나”라면서도 “비바리퍼블리카의 제3 인터넷전문은행 및 증권사 설립 추진 등을 위해 대주주로서의 자본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고자 주식 전환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존 투자자들은 이번 주식 전환으로 상환권이 사라지고, 향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만 부여된 전환우선주주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게 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주요 주주로는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 페이팔, 세콰이어차이나 등 세계적인 핀테크사 및 인터넷은행의 주요 투자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의 모든 주주는 토스의 비전과 사업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해왔으며, 모든 투자자가 다른 조건 없이 상환권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정을 한 것 역시 큰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자본안정성에 대한 이슈를 일단락하고, 토스가 금융 혁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현재 비바리퍼블리카에 대한 증권 및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중이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연내 마무리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