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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캐릭터가 명품을 입는 시대

게임 캐릭터가 명품을 입는 시대

문대찬 기자입력 : 2019.11.28 07:00:00 | 수정 : 2019.11.28 14:29:49


지난 11일 라이엇 게임즈가 공개한 '키아나' 트루대미지 스킨.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이제 게임 캐릭터도 명품을 입는다. 지난 11일 열린 ‘2019 리그 오브 레전드(롤)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라이엇 게임즈는 총 5종의 ‘트루 대미지’ 스킨(가상 캐릭터의 외형을 변화시키는 장치)을 출시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띈 것은 챔피언 ‘키아나’의 프레스티지 스킨 디자인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 고유의 패턴이 담긴 이 스킨은 루이비통의 여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인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디자인 한 것으로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이날 루이비통은 직접 제작한 롤드컵 트로피 케이스까지 공개했다. 

현재 롤 e스포츠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롤은 세계 최고의 인기 게임 중 하나다. 롤을 종목으로 해 전 세계 13개 e스포츠 리그에서 24개 팀이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롤드컵’은 올해로 벌써 9회째를 맞았다. 라이엇에 따르면 지난해 롤드컵의 결승전 시청자 수는 9960만 명에 달했다. 

올해는 더욱 뜨거웠다. 2019 롤드컵 결승전 시청자 수는 지난해 결승보다 약 80% 증가했다. 총 시청 시간도 지난해보다 118% 증가했다. 올해 롤드컵 총 시청 시간은 작년 8310만 시간에서 1억 3788만 시간으로 약 65% 증가했다. 최고 동시 시청자 기록도 경신했다. 이는 중국 시청자 수를 제외한 수치로, 실 시청자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 롤드컵 결승전을 유치한 프랑스 파리의 장 프랑스와 마르틴 부시장은 “롤드컵 결승전 개최지로 선정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고,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롤드컵 결승전을 다가오는 2024 파리 올림픽과 동급의 이벤트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가 열광하는 e스포츠 종목은 비단 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포트나이트’, ‘도타2’ 등을 이용해 펼쳐지는 국제 대회 역시 곳곳에서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닌다. 

미국 e스포츠 조사업체 e스포츠 차트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포트나이트 월드컵’ 라이브 방송 최다 시청자수는 233만4825명이었다. 이것 역시 집계가 어려운 중국 시청자 수는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 열린 ‘도타2 디 인터네셔널’ 결승전은 중국 시청자를 포함해 15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 중이다. 

지난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8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세계 e스포츠 시장의 매출 규모는 9억600만 달러(한화 약 9821억 원)로 전년도(6억 5500만 달러, 한화 약 7407억 원) 대비 약 38.3%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인 ‘뉴주’는 2021년에는 16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 7886억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e스포츠 매출액에서 대다수를 차지한 것은 북미와 중국으로 북미가 38%, 중국이 18%를 차지했다. 2018년 e스포츠의 광고 매출은 1억7380만 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11.9%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e스포츠의 인기가 커지자 전통 스포츠 구단들도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그들이 가진 인기와 자본을 e스포츠 시장으로 끌어왔다. 중국 롤 리그인 LPL이 지난해 나이키와 5년 1억44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 사례다.

한국 e스포츠 시장 역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국내 e스포츠 시장 매출은 973억 원으로, 2016년의 830억 원에 비해 4.2% 증가했다. 

하지만 북미와 중국 등이 경제 규모를 앞세워 고공 성장을 이어간 반면 국내 시장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 2017년 세계 시장 성장률인 41.3%에 비해 크게 뒤졌고 2016년 국내 성장률인 29.1%에도 못미쳤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13.1%로 2016년 대비 3.7% 떨어졌다.

정치, 사회 전반적으로 깔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성장세를 가로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8년 콘텐츠 산업 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장르별 수출액 비중에서 게임이 55.8%를 차지할 만큼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화, 음악, 방송 등의 수출액을 전부 합쳐도 게임을 뛰어넘지 못한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을 마약과 동일선상에 놓고 핍박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모바일 셧다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을 낳았다. 

정부가 e스포츠 예산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무분별한 e스포츠 상설 경기장 설립 등이 그것이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부의 e스포츠 진흥 의지는 높이 사지만 e스포츠 상설 경기장 건립 사업은 많은 우려가 된다”며 “턱없이 적은 예산으로 경기장을 지어야 하고 e스포츠 시설 구축 전문가가 아닌 비전문가들이 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라고 걱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해외 e스포츠 시장처럼 발 빠르게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좋은 유망주가 많다는 것이 차별화 된 강점인데 자본을 등에 업은 해외 구단들에게 빼앗겨 씨가 말랐다”고 한탄했다. 

그는 “지자체의 상설 경기장 조성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전형적인 ‘보여주기 식’ 사업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e스포츠 구단을 지원하는 편이 낫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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