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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기업 경영 간섭한다? 복지부 “그만 쫌!”

한 눈에 보는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김양균 기자입력 : 2020.01.03 00:01:00 | 수정 : 2020.01.02 22:03:03

“국민연금이 302곳의 모든 기업에 경영간섭을 할 것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 

국민연금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과 관련, 재계가 연일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자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답변이다. 2일 복지부는 가이드라인이 기업 경영에 참여하거나 간섭하기 위함이 아니고, 적극적 주주활동을 추진하는 기준과 절차, 방법을 구체화한 것뿐이라는 기본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세간의 우려와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Q&A로 쉽게 풀어 정리해봤다. 

사진=김양균 기자

◇ “모든 기업 경영 간섭할 생각, 없다”

Q.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왜 필요하죠?

가이드라인은 기업 경영에 참여하거나 간섭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적극적 주주활동을 추진하는 기준과 절차, 방법을 구체화한 것이죠. 지난해 2월 국민연금은 별도의 가이드라인 없이 기금운용위원회 의결로, 특정 기업에 대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 제1항에 해당하는 정관변경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하였고,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경험이 있었죠.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하는 경우 그 기준과 절차 등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경영계’의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겁니다. 가이드라인은 국민연금이 불가피하게 적극적 주주활동을 행사해야 하는 경우에도 주주활동이 즉흥적이거나 자의적으로 결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련 절차와 방법을 규정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우려가 있는 기업과 대화와 논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기금의 장기수익 및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가치도 제고하려는 것이죠. 

Q. 그런데 국가기관 1차 조사로 수탁자책임 활동을 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요?

수탁자책임 활동은 국민 노후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써의 의무를 성실하고 책임 있게 이행하기 위한 겁니다. 검찰 기소처럼 법령상 위반 혐의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의 주가 하락 등 주주가치 훼손이 시작되겠죠. 국민연금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 향후계획 등 확인을 위하여 수탁자책임활동을 실시하게 됩니다. 

확정 판결 이후 수탁자책임 활동을 시작하면 기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그동안 주주가치는 더 심각하게 훼손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게 될 수 있죠. 때문에 확정판결까지 기다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또 형법에서 적용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주주활동의 시작시점으로 제시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아요.

Q. 국민연금이 행동주의 펀드 등과 연계해 기업 합병 등을 추진한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수익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장기 투자자로, 단기 시세차익만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와는 투자 철학, 방향 등에서 원천적으로 다릅니다. 국민연금은 행동주의 펀드 등과의 연계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고요. 사전에 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 수탁자책임 활동을 추진해나갈 겁니다. 

사진=픽사베이

Q. 수탁자책임활동 기간단축처럼 노동계 요구사항만 최종 의결안에 반영됐다던데요?

가이드라인은 2차례의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간담회에서 경영계, 노동계 등이 제안한 요구사항을 모두 반영해 수정·보완했습니다. 경영계의 요청 4가지도 반영했는데요. 우선, ‘ESG 등급 하락’ 사안은 ‘중점관리사안’으로 변경했습니다. 또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의 목적이 ‘기금의 장기 수익 및 주주가치 제고’라는 점을 명확히 규정했어요. 적극적 주주활동 대상 등을 선정할 때, ‘해당기업의 산업적 특성 및 기업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거나 그 시기를 늦출 수 있도록 했고요. ‘기금위와 수탁자책임 전문위는 사전 검토 내용에 구속 받지 않고 각각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추진함’ 내용도 가이드라인에 명시했습니다. 

Q. 가이드라인에 구체적인 세부기준은 없지 않나요?

지난해 12월11일과 12월17일 2차례 기금위 위원 간담회의 가이드라인 수정안에는 구체적인 ‘세부기준’ 을 포함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세밀한 기준을 제시하면 기계적 판단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가이드라인에는 세부내용을 포함하지 않고, 별도 자료로 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Q. 가이드라인이 헌법 126조를 위반하고 있고, 법으로 규정할 내용을 가이드라인에 마련한 것은 ‘국회 패싱’ 아닌가요?

(헌법 126조: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간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 할 수 없다) 

국민연금은 투자회사의 ‘주주’로서 상법 등에 근거하여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과 절차를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사적경영에 대한 개입을 금지하는 헌법 126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내부지침의 성격에 해당합니다. 이것을 법률 등으로 규정할 성격이 아니죠. 

Q. 왜 정부가 단독으로 적극적 주주활동 등을 결정하죠?

적극적 주주활동 추진 여부나 그 내용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기금운용위원회가 최종 의결하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경영계·노동계·지역가입자·연구기관 등에서 추천한 전문가로 ‘균형 있게’ 구성돼 있어요. 수탁자책임 전문위 위원들도 의결권 행사 방향은 원칙과 지침에 따라 위원들이 독립적으로 결정하며,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기금운용위원회도 경영계·노동계·지역가입자·연구기관 등에서 추천한 위원들로 대표성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부 측 위원들을 포함해 각 위원들은 기금위 안건에 대해 각각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의견을 제시하지, 특정 입장에 편향되어 의사결정을 하지 않습니다. 복지부는 간사로서 기금위 안건을 마련하지만, 의사결정의 방향을 설정하거나 유도하지는 않습니다. 위원 사이의 토론과 논의로 결론을 이끌어내는 구조입니다. 

사진=픽사베이

Q.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표결로 의결된 것 아닌가요?

지난해 12월27일 제9차 기금운용위원회에는 위원 20명 중에서 13명이 참여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경영계 위원을 제외한 위원들의 전원합의로 의결됐어요. 물론 위원회에서 지역가입자와 노동계 위원들이 가이드라인이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수차례 논의를 거쳐 수정안을 마련했습니다. 경영계 위원은 가이드라인 의결 직전에 이석했고요. 

Q. 적극적 주주활동에 앞서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우선 확보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금운용위원회는 정부 산하 위원회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기금위 의결 내용이 정부의 방향에 결정된다는 오해를 받죠. 실제로는 의사결정은 정부와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현재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기금운용위원회 개선방안이 진행 중입니다.    

Q. 앞으로 가이드라인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1월 중에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을 중심으로 소위를 구성할 겁니다. 그래서 가이드라인의 개선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고요.

Q. 기업들은 가이드라인이 경영을 간섭하고 기업 활동을 위축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은 앞서 마련된 수탁자책임 활동의 가장 마지막 단계입니다. ‘주주제안’ 추진할 때 필요한 기준과 방법·절차를 규정한 것이지 기업 경영 간섭의 수단은 아닙니다. 그리고 가이드라인 제정만으로 바로 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활동을 즉시 수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점관리사안으로 선정한 뒤 각 단계를 거치면서 상당기간이 걸릴 겁니다. 이런 단계를 모두 거친 뒤에도 개선여지가 없는 제한적인 경우에만 적극적 주주활동이 이뤄지겠죠. 

거듭 말하지만,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활동은 기업의 투자의사 결정 같은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점관리사안 및 예상치 못한 우려 사안에 대해 제한적으로 수행하는 것이고요. 국민연금이 302곳의 모든 기업에 경영간섭을 할 것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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