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날이 없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B씨는 지난 2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소재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여자친구와 다투던 중 이를 말리려 한 시민 A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LG는 경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내용을 논의하고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LG에 경위서를 받은 뒤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논의할 뜻을 밝혔다.
신년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LG가 올해도 어김없이 문제를 일으켰다.
2017년 12월 임정우는 여자친구를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거포 유망주 윤대영은 2019시즌을 앞두고 음주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KBO에서 50경기 출장 정지를 내렸고 LG는 윤대영을 임의탈퇴 처리했다.
윤대영 사건이 터진 비슷한 시기에 오지환, 차우찬, 임찬규, 심수창 등 4명은 호주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던 도중 카지노에서 오락을 즐긴 장면이 SNS에 유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번에 B씨의 일반인 폭행 사건까지 터지자 LG 팬들은 ‘역시나’ 하는 반응이다.
선수단 관리에 무능함을 드러낸 LG다. 성인 선수들의 모든 사생활을 통제할 수 없다지만, 매 시즌에 앞서 선수단 잡음을 막지 못하는 것은 구단의 책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매 시즌을 앞두고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LG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선수단의 문제의식 부재도 아쉬움이 남는다. 윤대영 사건 이후 선수단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을 법도 한데, B씨는 개의치 않고 기어이 문제를 저질렀다.
선수단 관리 실패는 LG 구단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모양새다. LG는 지난 시즌 KBO에서 유일하게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인기 구단의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매해 불미스러운 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긴데다가, 이번 B씨의 행동까지 더해져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준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시즌 3강을 구축한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가 모두 전력 누수를 겪었다. 다음 시즌 우승 판도가 미묘해진 가운데 LG는 내부 FA 선수들과 모두 재계약을 체결하며 일찌감치 다음 시즌 준비를 마쳤다. 외국인 타자 계약만 남겨둔 가운데 리그 대권 도전에 적기를 맞았다. 하지만 내부 잡음이 생기면서 골머리를 앓게 됐다.
특히 B씨가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활약해 LG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LG는 지난 시즌 켈리-윌슨-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활약했으나 이들을 이어줄 4,5선발 투수가 부족했다. 그나마 B씨가 후반기부터 5선발 역할을 수행했으나 다음 시즌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LG는 다시 선발 투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