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갈등에 숨 죽이는 유통업계

美·이란 갈등에 숨 죽이는 유통업계

기사승인 2020-01-08 01:00:00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가시화된 가운데 이란이 핵합의 탈퇴를 강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격변하고 있다. 이에 해당 국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이란·이라크 등 중동지역 국가와의 위기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5일 이란은 사실상 핵합의를 탈퇴했다. 핵합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에 독일이 포함된 6개국과 이란이 2015년 7일 맺은 협상이다. 합의에 따라 이란은 보유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의 수량과 성능이 제한됐었다. 

그러나 2018년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한 뒤 제재에 나서고 유럽 측마저 핵합의를 사실상 이행하지 않자 지난해 5월 8일부터 60일 간격으로 4단계에 걸쳐 핵합의 이행 수준을 줄여왔다. 또한 솔레이마니 군 사령관이 폭사하면서 사실상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란을 위시한 중동지역이 격변함에 따라 해당 국가 등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본래 미국의 경제제재 복원 직전인 2018년 상반기까지 화장품과 식품 등 한국 제품 전반에 대한 현지 시장의 인지도는 급속도로 높아졌다. 이같은 시장 수요에 대해 이란은 한국산 제품 수입에 대한 수입을 확대하고자 했고 이를 가틍하게 하기 위한 한-이란 결제 시스템 재개를 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 이란 경제제재로 인해 사실상 양국간의 원화 결제 시스템이 중단되면서 수출과 시장 진출은 막힌 상태다. 이란은 인구 8000만명 수준의 시장으로 미·중 등 주요 수출국에 비하면 크지 않으나 중동 2위 규모인 데다 이라크,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알려져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2009년 이란과 사우디 등 중동지역 현지회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진출한 상태다. 할랄(허락 받은 것 이라는 의미로 무슬람들이 먹을 수 있게 가공한 음식) 인증을 받아 이슬람 국가에 진출했으며 현재 1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1차 제재가 시장되면서 이란 점포에 대한 물류 공급 등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현지 마스터프랜차이즈 대상 업체와 사업지속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BBQ 관계자는 “우선 상황을 지켜보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는 경제제재에 따른 소비위축과 실질적인 경제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미국의 1차 제재 당시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란의 실질 GDP 1.5% 감소, 연평균 인플레이션 29.6% 증가, 실업률 15%대 복귀 등을 예상하기도 했다. 

경제 침체와 인플레이션 증가는 소비재를 주로 다루는 식품·프랜차이즈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코트라는 “이란은 중국, 러시아, 터키 등 정치적 동맹국과의 협력 관계 강화로 2018년 이 후 대부분 철수한 유럽, 한국, 일본의 빈자리를 대체하고자 한다”면서 “그러나 이란의 미국 제재 우회시도는 일부 동맹국에 국한된 경제교류로는 쉽지 않을 전망이며 무엇보다 이란산 원유 구매처를 되찾지 못한다면 경제 회복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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