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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안재홍 “‘해치지않아’, 너무너무 하고 싶었어요”

안재홍 “‘해치지않아’, 너무너무 하고 싶었어요”

이준범 기자입력 : 2020.01.09 07:00:00 | 수정 : 2020.01.08 22:07:44

최근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안재홍의 어깨는 무거워보였다. 부담을 겉으로 드러내려고 하진 않았다. 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먼저 자막이 올라오는 타이틀롤의 첫 경험을 최선을 다해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수의 조연과 특별출연,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주연을 거쳐 드디어 맨 앞자리까지 온 것이다. 한 편의 영화를 책임지는 배우가 된 안재홍은 진지하고 솔직한 답변으로 질문에 답변을 이어갔다.

‘해치지않아’는 독특한 설정의 코미디 영화다. 동물 없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다뤘다. 웹툰 원작의 기본 뼈대를 가져와 영화의 틀에 맞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안재홍은 출연을 결심한 가장 큰 계기로 손재곤 감독의 존재를 꼽았다. 원래 팬이었어서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설렜을 정도다.

“시나리오를 받으면 제일 앞장에 감독님 성함이 있잖아요. 거기에 손재곤 감독님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됐어요. 손 감독님 작품이라서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커요. 감독님의 전작인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도 굉장히 좋아하고, ‘이층의 악당’도 제일 사랑하는 영화예요. 안 본 친구들에게 꼭 보라고 권하고 다녔을 정도죠.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의 차기작 시나리오를 받을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들떴어요. 사실 원작 웹툰을 보진 못했어요. 하지만 시나리오가 재밌고 새롭고 세련됐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감독님의 유머코드도 있고요. 그래서 너무너무 하고 싶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끌어가는 태수 역할의 부담감도 못 느끼고 매료됐던 것 같아요.”

결심을 한 안재홍은 자신이 맡게 될 태수 역할을 들여다봤다. 자신과 닮은 점, 다른 점을 확인하고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했다. 태수의 절박함에서 오는 예민함, 동물원을 운영하며 발버둥치는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산파크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하는 태수가 첫 타이틀 롤 영화를 찍게 된 안재홍과 닮아 있다는 생각도 했다.

“태수는 캐릭터는 수습 변호사잖아요. 아무리 수습 변호사고 대형 로펌 계약직 변호사라고 해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우아한 직업군이란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로펌에 다니는 고등학교 친구와 얘길 많이 했어요. 전혀 모르는 세상이라 이해하려고요. 얘기를 들어보니 그렇게 올라갔는데 정규직이 아니어서 오는 불안감과 예민함이 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뭔가를 성취하려는 갈망이 더 클 수밖에 없는 태수가 발버둥치는 게 잘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클수록 이야기가 잘 느껴질 것 같았거든요. 영화에 신선하고 재밌는 설정이 많지만 태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인물이라 재밌게 하려고 힘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럴수록 자연스럽고 사실적으로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한 작품입니다.”

영화 ‘족구왕’에서는 족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복학생, tvN ‘응답하라 1988’에서는 음식을 좋아하는 6수생, JTBC ‘멜로가 체질’에서는 자신감 넘치는 드라마 PD 역할을 맡았다. 분명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역할이지만 어디에서나 안재홍이 보였다. 어떤 역할이든 안재홍의 스타일로 만드는 능력을 칭찬하는 대중과, 뭘 해도 정봉이라고 비판하는 대중이 동시에 존재했다. 역할들의 공통점도 있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은 친숙한 인물이지만, 알고 보면 어딘가 특별한 점을 갖고 있는 역할들이었다. 안재홍도 이번 작품 매체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제가 특정 작품을 추구해서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니까 그런 작품에 더 참여했다고 생각해요. 전 어떤 인물을 연기할 때 제가 연기하는 게 잘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요. 완전히 다르게 해석해서 보여드려야지 마음보다는 그 역할로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인 거죠. 정봉이는 정봉이로만, 범수는 범수, 주만이는 주만이, 태수는 태수로 충실하게 표현하는 게 제일 바라는 바예요. 주어진 감정과 상황을 잘 구현하고 싶은 거죠. 어제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저도 잘 느끼지 못했는데 비슷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다른 결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안재홍은 코미디 영화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다양한 색깔의 코미디 영화를 잘 하고 싶고, 더 많이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해치지않아’에서 “박영규 선생님과 한 화면에 나온다는 게 신기하고 영광이었다”는 말도 했다.

“전 ‘해치지않아’를 보고 휘발되는 느낌이 아니어서 좋았어요. 기분 좋게 잔상이 감도는 느낌이랄까요. 집에 가서도, 다음날에도 영화가 생각나더라고요. 순수하고 솔직한 마음으로 잘됐으면 좋겠어요. 누구와 봐도 좋을 영화니까 다 같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 영화 '해치지않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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