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누빈 청해부대, 호르무즈까지 활동구역 확대…미·이란 입장 모두 절충

아덴만 누빈 청해부대, 호르무즈까지 활동구역 확대…미·이란 입장 모두 절충

기사승인 2020-01-21 14:02:44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임무 구역이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됐다.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두고 고심하던 정부가 ‘독자적 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국방부는 21일 “우리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요청했던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는 형태다. 다만 국방부는 “필요한 경우에는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아덴만 해상의 1130㎞ 구역에서 해적으로부터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돕는 호송 작전을 펼쳐왔다. 향후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은 오만 살랄라항을 기준으로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 아라비아만, 이라크 주바이르항 인근까지 2830㎞ 더 확장됐다.

청해부대의 파견기간은 오는 2020년 말까지다. 지난달 국회는 파견기간을 이같이 1년 연장하는 파견연장안을 의견했다. 국방부는 청해부대의 임무 확대 기간을 “중동정세가 호전될 때까지 한시적”이라고 표현했다. 언제 종결될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같은 날,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400t급)이 30진 강감찬함도 임무를 교대한다. 왕건함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3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청해부대는 지난 2009년부터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인 우리나라의 전투함 부대다. 소말리아에서 기승을 부리는 해적 퇴치와 선박 호송을 위해 파병됐다. 이는 당시 유엔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청해부대는 지난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한국 선박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구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일명 ‘아덴만의 여명’ 작전을 수행한 부대다. 해적들이 장악한 삼호주얼리호를 급습해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다. 이와 함께 한국 선원 8명을 비롯,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총 21명의 선원을 전원 구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해 3월과 지난 2014년 8월 리비아 재외국민 철수, 지난 2015년 4월 예멘 재외국민 철수, 지난 2018년 4월 가나 피랍선원 호송작전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정부의 청해부대 임무구역 확장 결정은 미국, 이란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한 절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맞닿아있다. 사실상 이란의 통제를 받는 지역이다. 미국은 지난해 여름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안전한 항행을 위한 전력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악화되며 사실상 파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미국 측은 정부의 결정에 대해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한국의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자국의 기본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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