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보국’ 꿈 이룬 신격호 영면… 평생의 꿈 롯데월드타워서 영결식

‘기업보국’ 꿈 이룬 신격호 영면… 평생의 꿈 롯데월드타워서 영결식

기사승인 2020-01-22 08:33:22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제계 1세대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22일 오전 서울 롯데월드몰 8층 콘서트홀에서는 지난 19일 숙환으로 별세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영결식이 열린 롯데월드몰과 함께 있는 롯데월드타워는 제과업에서 시작해 국내 굴지의 기업을 일궈낸 고인의 삶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 마지막까지 신 명예회장이 거주했던 곳이기도 하다. 고인은 지난해 6월 법원 결정에 따라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겼다.

발인을 마친 운구 차량은 이날 6시30분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몰에 도착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장남인 신정열씨가 영정사진을 들었으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명패를 들었다. 운구행렬을 뒤따르는 유족들은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고인에 대한 황각규 장례위원장의 약력소개로 시작된 영결식에는 롯데그룹 임직원 등 1000여명이 자리했다. 


명예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모든 국민이 굶주림에서 해방돼야한다면서 식품사업을 일으키고, 테마파크와 호텔을 세웠다”면서 “모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 땅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더 많은 사업을 일으키려면 핏줄같은 유통이 발전해야한다며 유통사업에 씨앗을 심었다”면서 “기초사업이 튼튼해야한다는 이유로 화학사업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명예장례위원장은 “고인이 일으킨 사업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되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한 선각자이자 국가 경제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 토양을 일군 개척자였다“고 말했다. 

또 “강한 신념과 끊임없는 도전정신, 그리고 기업인이 가져야 할 자세까지 당신이 직접 실천을 통해 보여주신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되새기게 한다”면서 “머리 숙여 그간의 노고와 업적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큰 뜻이 널리 퍼지도록 남은 이들이 더 많이 힘쓰겠다”면서 “삼가 위대한 한국인 신격호 명예회장님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반기문 명예장례위원장은 부득이한 출장 일정에 영상으로 대신 추모를 전했다. 반 위원장은 “창업주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했던 거목이셨다”면서 “우리들의 삶이 어두웠던 시절 경제성장의 앞날을 밝혀주던 큰 별이셨다”고 추억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가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 조국의 부름을 받고 경제부흥과 산업발전에 흔쾌히 나섰다”면서 “기업보국의 사명감으로 세계적 기업을 일궈냈다”고 덧붙였다. 

반 위원장은 또 “열정과 도전의 일념으로 불굴의 기업자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고 세계에 일곱 나라밖에 없는 ‘30·50클럽’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 위원장은 “위대한 업적을 추모하며 영면하길 바란다”고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두 명예위원장들의 추도사가 끝난 이후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추도도 이어졌다.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는 롯데그룹 직원들과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다”면서 “저희 가족들도 앞으로 선친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버지는 롯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분”이라면서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을 평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아버지는 우리나라를 많이 사랑하셨다”면서 “타지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고, 성공을 거두셨어도 고국을 더 기억하셨다”고 추억했다. 

이어 “기업이 조국에 기여해야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했다”면서 “저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아버지는 롯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분”이라면서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을 평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는 따뜻한 가장으로 가족을 위해 많은 고생과 시련을 겪으셨다”면서 “가족들을 위한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을 보면서 저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배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역경과 고난을 겪더라도 아버지의 태산 같은 모습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영결식 후 운구 차량은 고인의 숙원이었던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돌고 떠난다. 장지는 울산 울주군 선영이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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