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아시아 혐오 만연… 손흥민도 손가락질

신종 코로나에 아시아 혐오 만연… 손흥민도 손가락질

기사승인 2020-02-03 13: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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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에 아시아 혐오 만연… 손흥민도 손가락질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전 세계로 퍼져나감에 따라, 서유럽 각지에서 동아시아인들을 향한 무분별한 혐오가 발생하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역시 피해자가 됐다. 

손흥민은 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골을 터뜨리는 등 풀타임 동안 활약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선제골의 주인공인 베르바인과 함께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베르바인의 첫 골은 정말 놀라웠다”며 “맨시티는 정말 강한 상대다. 전반전에는 다함께 수비에 집중했다. 오늘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인터뷰 도중 고개를 돌려 짧게 기침을 했다. 그런데 이를 본 일부 영국팬들이 “손흥민이 지금 기침한 거냐?”, “베르바인의 명복을 빈다” 등의 글을 SNS에 게시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손흥민은 중국인이 아니다”라는 답이 달렸음에도 잡음은 장기간 이어졌다.

손흥민을 향한 이와 같은 조롱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앞서서도 손흥민을 제외한 선수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 합성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아 논란이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향한 공포가 중국인에 대한 혐오, 더 나아가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로 번지는 모양새다. 길거리에서 중국인으로 오인 받아 욕설을 듣는 일이 허다하고, 음식점 등 공공시설에서 차별을 받기도 한다. 조수미의 모교로 유명한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학교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의 수업참석을 금지시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외에 거주하거나 체류 중인 아시아인들은 이 같은 혐오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중국계프랑스청년연합(AJCF)은 이날 “혐오가 중국 공동체뿐 아니라 프랑스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전체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대중교통에서 이런 불합리한 차별이 극심하다. 멈춰달라”는 성명을 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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