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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 아닌 국가에서도 ‘우한 폐렴’ 걸릴 수 있다

중국 아닌 국가에서도 ‘우한 폐렴’ 걸릴 수 있다

유수인 기자입력 : 2020.02.06 04:00:00 | 수정 : 2020.02.05 18:46:5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우한 폐렴’으로 불려오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더 이상 중국 우한시 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은 물론 미국, 캐나다, 대만, 베트남 등 총 28개국에서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국에 비해 환자 수는 매우 적은 편이지만 어느 국가도 신종 바이러스에 안전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환자는 5일 오후 3시 기준 중국에서만 2만4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어 일본 33명, 태국 25명, 싱가포르 24명, 홍콩 18명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된 이유는 ‘사람의 이동’ 때문이다. 우한에 거주했거나 방문했던 사람들이 감염을 인지하지 못하고 귀국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만약 1차 방어벽인 공항과 항만에서 검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역사회로 전파돼 사람 간 접촉 감염이 더 활발해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여권 소지자와 지난 14일간 후베이성에서 체류한 바 있는 모든 외국인만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에 대해서도 국내에서 연락 가능한 연락처가 없을 시 입국을 금지하는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고 있으나, 중국발 입국자가 아니면 사실상 검역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5일 확진된 16번째 환자는 태국 여행 후 폐렴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등 격리되지 않았다. 이 환자의 접촉자는 현재까지 306명이 확인됐으며, 간병을 하던 딸 1명도 확진(18번째 환자) 판정을 받았다.
17번째 환자도 지난 1월 18∼24일 싱가포르를 다녀온 뒤 시내 종합병원을 포함한 병원 3곳과 음식점, 마트 등을 방문하고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허술한 공항검역을 지적하는 경험담이 올라오고 있다. 한 사이트 이용자는 “미국에서 입국할 때 경악을 했다. 중국발이 아니지만 당연히 검역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일회용 마스크를 쓴 직원 한 명만 검역대에 앉아 있더라”라고 꼬집었으며, “발열 카메라 주시도 안 하고 건강상태질문서 받는데 급급하더라”, “다른 나라에도 중국인이 넘쳐나는데 접촉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글도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베트남에서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A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의심했지만 검역관이 없어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사연이 MBC에 보도되기도 했다.

기자도 이 문제를 이미 수개월 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휴가차 떠난 해외여행지에서 기침, 콧물 등 증상이 발현됐고, 검역감염병 오염지역은 아니었지만 프랑스와 중국을 경유했기 때문에 ‘자진신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입국장으로 이어지는 검역대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라는 안내판만 설치되어 있을 뿐 질문지가 보이지 않았다. 입국자들이 점점 몰려왔지만 검역대에는 단 한 명의 검역관만 있었고, 그는 “안 써도 된다”고만 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해외 유입 감염병이 늘고 있지만 검역 체계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감염병을 마주할지 모르는데도 우리는 특정 국가에 한해서만 검역을 강화하며 2차, 3차 감염의 여지를 주고 있다. 효율적인 검역도 좋지만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국민들의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검역 시스템은 더 철저해져야 한다.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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