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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살 때 단통법 지키나?” 마스크 사재기 단속 비웃는 ‘단톡방’

정진용 기자입력 : 2020.02.08 00:00:00 | 수정 : 2020.02.07 22:41:50

사진=익명 단체방 캡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K94 마스크 50만개 벌크 1870원. 12시 압구정. 현금 들고 직접 미팅 후 공장 이동”

“중국에서 선호하는 라텍스 장갑 100만개 필요하신 분 톡 주세요. 장당 160원. 현금 현물. 빠른 거래합니다”

정부가 마스크와 손소독제 ‘사재기’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되파는 방법으로 이득을 얻는 ‘중개업자’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7일 기준 263명이 모인 카카오톡 익명 단체 대화방은 이른 새벽부터 분주했다. 마스크·손세정제의 판매 혹은 구매를 원하는 글들이 어림잡아도 하루에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거래가 과열화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의약외품이 품귀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사들인 뒤 한 장당 10원씩만 중간에서 떼도 수백 만원을 이득 볼 수 있다.

정부는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구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강경책을 꺼내 들었다. 5일 0시를 기해 마스크를 원활하게 수급하기 위해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가 시행됐다. 사재기 기준은 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경우다. 영업 2개월 미만 사업자의 경우에는 매입한 날부터 10일 이내 반환·판매하지 않을 시 매점매석으로 간주된다. 정부는 매점매석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5일 전후로 해당 단톡방의 분위기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4일 저녁까지만 해도 “브로커가 아침에는 ‘안 살 거면 마세요’라고 전화를 끊더니 다시 전화 와서 아침에 제시한 것보다 20원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제 마스크 가격 떨어질 일밖에 안 남았다”는 회의적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판매자가 올린 마스크 사진.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도 잠시. 금세 단톡방은 이전의 활기를 되찾았다. 참가자들은 매점매석 처벌과 관련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마스크를 며칠동안 쌓아두고만 있는 사람이 있겠냐는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10일 이내에만 팔면 된다며 ‘가이드라인’을 서로 주고받았다. 

또 “현재 브로커들이 중간에서 유통 마진을 엄청 보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아예 일본처럼 1일당 구매개수 제한을 시켜야지 지금 정도의 조치로는 씨알도 안 먹힌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왔다. “핸드폰 살 때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지키는 사람 봤냐”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법이라고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현금으로 거래하면 전혀 증거가 남지 않는다는 점을 의식해 단톡방 참가자들 중 ‘현금 구매 원한다’ ‘무조건 현금’을 요구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었다.

이 단체방에서 거래되는 의약외품은 마스크, 손세정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의료용 고글, 방진복, 라텍스 장갑 등으로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부는 추가 조치를 내놓은 상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6일 마스크 손소독제의 생산업자와 도매업자에게 출하·판매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토록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생산량·구매량을 숨기거나 비정상적 유통 행위를 할 경우 물가안정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및 5000만원 이하 벌금과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같이 물릴 수 있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은 같은날 “(마스크) 하루 생산물량 1000만개라는 사실에 비춰봤을 때 소비현장에서 이렇게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은 매우 예외적인 현상”이라며 “생산 단계보다 유통에서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고, 생산·판매 보고를 통해 어디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알아내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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