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코로나19, ‘면역력’ 향상 도움된다

날 풀려도 감염 가능성 존재… 경각심 유지해야

기사승인 2020-02-14 0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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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없는 코로나19, ‘면역력’ 향상 도움된다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체내 면역력 향상만으로도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다만, 바이러스 ‘종식’을 위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꾸준히 지키는 행위가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일 유튜브 방송에서 본인의 면역시스템으로 바이러스와의 전투에서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은 점막 면역, 백혈구 같은 면역세포, 항바이러스 물질 등으로 상당히 정교하게 구성돼 있다”며 “면역체계가 튼튼한 분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경하게 앓고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코로나19 중앙임상TF’는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환자이고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다면 항바이러스 치료 없이 지켜볼 수 있다 ▲특히 발병 10일 이상이 지났고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다면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필요성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치료원칙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과로나 술‧담배,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체를 피로하게 하는 등의 행위는 피하고,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을 통해 개인 건강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씨가 풀리고 환자수가 감소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숙주인 사람과의 상호관계로 인해 감염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풍토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하루 이틀 추가 환자가 안 나왔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확진 환자들이 이동도 많이 했고, 접촉자들은 자가격리 중이다. 최대 잠복기인 14일까지는 봐야 한다”며 “지금은 안이함이 적이 될 수 있다. 과도한 공포심도 불필요하지만, 복싱으로 따지면 가드를 내리면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온이 오르면서 감염 확산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기대도 현재로서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태국 등 고온다습한 기후의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입춘이 지나면서 기온이 올라가고 비도 오면서 바이러스 확산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환경이 달라지면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달라질 수 있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접촉감염의 빈도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유행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태국, 싱가포르, 홍콩 등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걸 보면 환경 변화만으로 바이러스 종식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병은 병원체라고 하는 바이러스, 숙주인 사람, 환경 등 세가지 요인의 상호작용 하에서 출현하고 사라진다. 즉 환경 내 생존이 어렵다고 해도 숙주 감염이 있으면 바이러스는 생존하기 때문에 방역, 격리, 철저한 개인위생 준수가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03년 발생한 사스는 유행 후 종식됐지만 메르스의 경우 낙타라는 숙주를 통해 인체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때때로 반복되는 감염병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방역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중동처럼 풍토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아직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중간 숙주로 추정되는 생동물시장, 보양식 등이 유지된다면 유행이 반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정부의 방역과 개인의 협조가 바이러스 종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백신 개발 연구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적어 백신 및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백신을 만들려면 바이러스의 어떤 부분이 폐렴을 일으키는지, 치사 수준의 병독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 기초연구가 있어야 한다”며 “백신 얘기는 신종 감염병이 나올 때마다 나오는 얘기인데, 아직까지 기초연구가 안 되어 있고 전문 연구자도 적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은 부작용 부분도 고려해야 해서 10년, 20년이 걸릴 수 있고 1조원 이상 규모가 필요할 수 있다. 평상시 백신 개발 인력이나 연구에 투자가 됐어야 했는데 유행이 있을 때만 관심이 높아지다가 계속 중단한다는 것이다”라며 “사스도 17년이 지났지만 백신이 없다. 지금 당뇨나 혈압약 등 한번 개발하면 (수익이 나는) 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로 국가가 관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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