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전원 절차 무시 “큰 병원 가라”… 연쇄 응급실 폐쇄 초래

전미옥 기자입력 : 2020.02.25 05:00:00 | 수정 : 2020.02.25 08:33:54

자료사진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연일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응급실 폐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의 환자 '전원(치료받던 병원을 옮김)'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1·2차 의료기관에 코로나 의심환자가 발생한 경우 상급종합병원 또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상황을 알리고, 환자를 정식 전원시켜야 한다. 그런데 정식 전원 또는 진료의뢰 절차를 밟지 않고 환자에게 '알아서 선별진료소를 가보라'며 대응한 일부 의료기관의 행태가 병원 폐쇄 사태를 가속화했다는 지적이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수 곳의 의료기관이 한때 응급실 문을 닫거나 외래진료 중단조치됐다. 수도권에서는 고대안암병원 한양대병원 아주대병원 동국대일산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재개했으며, 은평성모병원은 현재 잠정 폐쇄상태다.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에서만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삼일병원 ▲대구병원 ▲대구보훈병원 등의 응급실이 폐쇄됐다가 운영을 재개했다. 부산도 의심환자 방문으로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등이 한동안 응급실 및 외래진료를 중단했었다. 이날도 의심환자 발생으로 순천 성가롤로병원이 임시 폐쇄조치 됐다.

이와 관련 코로나 의심환자가 동네병원의 권유로 상급종합병원을 찾았다가 병원이 폐쇄되는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의심환자를 받은 중소병원이 정식 전원 절차없이 대학병원 등지로 환자를 몰래 보낸 사례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전남대병원)은 "코로나 의심환자를 대학병원으로 전원하고 싶은데 해당병원에서 환자를 안 받아줄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환자에게 '어디 병원 가보라'는 식으로 환자를 던져준 것이다. 그 환자는 당연히 일반진료실로 들어왔고, 병원은 폐쇄조치됐다"며 "이는 일부 사례이지만 전체적인 공중보건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처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이사장은 "환자를 전원시키고자 할 때는 전원할 병원에 미리 연락해 적절한 정보를 전달하고 수용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지역 내의 응급상황은 지역민이 가장 잘 알고, 지역 의료기관 사이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 보내려는 병원에 먼저 연락을 취하고, 병원이 어려울 경우 중앙응급센터에 요청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료기관 간 전원 및 진료의뢰 절차가 마비된 상황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뿌리깊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인한 문제가 신종 감염병 사태에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의료기관 사이에는 환자 전원에 대한 불신이 있다. 응급실 전원의 경우 해결하기 어려운 환자를 타 병원에 떠넘긴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고, 외래 진료의뢰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중소병원 의료진 입장에서 대학병원 의료진에 직접 연락에 논의하는 것이 수고스러울 뿐만 아니라 환자도 의료진이 정해준 병원에 가는 문화가 없다"며 "지금껏 계속 있어왔던 뿌리깊은 문제들이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과거 중앙 응급의료센터 및 12개 권역 응급의료센터의 공동지휘 하에 병원 간 전원조정 역할을 하는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가 존재하다가 2012년 9월에 폐지된 결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1339 복원과 함께 총체적인 의료전달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