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기업 주총도 온라인화...전자투표·생중계도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들도 열감지 측정, 마스크 의무화

기사승인 2020-03-17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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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기업들이 이번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와 온라인 현장중계를 적극 도입한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데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발생한 조치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들도 주총장에 열감지 카메라나 접촉식 체온계로 온도를 재고,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등 주총 개최로 인한 코로나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처음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전자투표는 주주총회 전인 8일부터 17일까지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시스템(K-evote)를 통해 본인확인 뒤 안건별로 행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장소도 매번 주총을 개최했던 서울 서초사옥보다 2배가량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수원 켄벤션센터(2000석 규모)로 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되는 사회 분위기상 더 넓은 자리에서 사람간 직접 접촉을 피하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주총회부터 주주님께서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며 "일정상 주주총회에 참석이 어려운 주주님들은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KT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계열사에 전자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KT 스카이라이프는 17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7일부터 16일까지 전자투표를 받고 있다. KT도 오는 30일 제38회 주주총회를 앞두고 20일부터 29일까지 전자투표를 실시한다. 

KT는 "최근 코로나19로 대면 접촉 자제가 요구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전자투표제는 주주 의사 표현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여는 현대자동차와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도 전자투표를 선택했다. 오는 18일 주주총회를 여는 현대모비스와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여는 현대오토에버 및 이노션, 현대로템 등도 전자투표를 실시한다. 

현대자동차는 "전자투표제도를 이번 주주총회에서 활용하기로 결의했고, 이에 대한 관리업무를 한국예탁결제원에 위탁했다"며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으셔도 전자투표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카카오도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와 전자위임장 시스템을 이용한다. 전자투표 대행업무는 국민은행을 통해 이뤄진다. 15일부터 24일까지 공인인증을 통해 본인 확인 후 의안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카카오는 "열감지 측정 결과에 따라 발열이 의심되는 경우 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해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제도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공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카카오, 신세계, 한화, 신한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한국전력, 아시아나항공, CJ, 포스코케미칼 등 12월 결산법인 477개사가 3월 셋째주(16~21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예탁원의 전자투표시스템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행사 기간은 일반적으로 전자투표 개시일로부터 10일간이며 회사 측의 요청으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투표권 행사 가능 시간은 오전 9시~오전 10시이며 행사 마지막 날은 오후 5시까지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동안 실시해온 전자투표와 함께 주주총회 온라인 생중계를 처음 도입한다. SK텔레콤은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리는 주총 현장을 실시간으로 동영상 중계한다. 

온라인 주총에 참여하고자 하는 주주들은 16일부터 24일까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주주명부를 통해 본인 확인이 완료되면 접속 코드를 부여받아 PC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현장을 지켜볼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주주총회에서는 단순히 현장을 볼 수 있을 뿐이므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전자투표를 통해 사전 투표를 해야 한다. SK텔레콤은 회사 경영에 관해 궁금한 내용을 온라인 신청 사이트에서 접수받고, 온라인으로 접수된 질의를 모아 현장에서 응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시간적 거리적 제약으로 직접 참석이 어려운 주주들의 편의를 돕고, 주주와의 열린 소통으로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주주총회에서는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 총회장 입구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디지털 온도계로 체온을 재고 입장하게 할 방침이다. 만약 체온이 높을 경우에는 주주총회 입장을 거부당할 수 있다.

전자투표제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들도 이번 주주총회에 행사장 내 발열 확인을 의무화했으며, 주주들에게 현장참여 대신 서면 위임장을 통한 의결권 행사를 권고했다.

네이버는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전자투표제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주총장 입장 시 발열 여부를 살피고, 코로나가 의심되는 발열 등이 있을 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내 별도의 회의장으로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주확인 절차 전 비치된 소독제로 소독을 진행하고, 주주총회 행사 종료 전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네이버는 "주주총회를 현장에서 참석하실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개인위생수칙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현장참석보다 서면 위임장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LG도 오는 27일에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는 도입하지 않지만 열화상 카메라와 디지털 온도계로 체온을 측정한 후 입장시킬 계획이다. LG는 "의결권 대리행사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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