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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강 교회 초반 방역, 충분했나” 도마 오른 성남시

정진용 기자입력 : 2020.03.18 05:29:00 | 수정 : 2020.03.18 08:59:39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강 교회와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7일 오후 기준 51명으로 늘어났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 이어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으로는 두 번째 규모다. 성남시가 소규모 교회 예배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간과해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은혜의강 교회는 (사)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소속이다. 출석신도 130여명 가량의 소규모 교회다. 수정구 한 상가 건물 3~5층까지 위치해 있다. 한 층의 면적은 35평 정도다. 주말 예배 때마다 100여명의 신도가 밀집해 예배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은혜의강 관련 확진자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신도들의 지역 분포가 산발적이다. 서울, 인천, 경기 부천, 충남 천안시 등 타지에서 온 신도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신도들의 직업이 소방 구급대원, 시장 종사자, 복지센터 노인환경지킴이, 정수기 A/S요원 등 대인 접촉이 비교적 많은 직군이다.

은혜의강 교회에서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인근 상권은 ‘초토화’ 됐다. 은혜의강 교회가 위치한 상가 건물에 입주한 점포는 모두 10곳이다. 17일 오전 상가 점포 중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병원, 외식업, 학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문을 굳게 걸어잠갔다. 한 카페 입구에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오는 20일까지 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만이 붙어있었다.

상가 앞 인도에는 보건소 직원 1명이 나와 방역 차량에 이어진 호스를 이용해 소독하고 있었다. 행인들은 방역이 진행되는 교회 건물을 불안하게 쳐다보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일부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은 유동인구 뿐 아니라 차량 이동까지 줄었다며 ‘유령도시’ 같다고 했다. 또 성남시가 소극적 대응으로 화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은혜의강 교회 건물 점포 중 유일하게 문을 연 금은방 주인 성모(43)씨는 “누가 물건을 찾으러 온다고 해서 문을 열었다”면서 “은혜의강 교회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건 지난 9일인데 왜 교인 전수조사를 뒤늦게 시작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에서야 길거리 방역하면 뭐하냐”면서 “교회가 폐쇄조치가 된 건 일주일 전이다. 바이러스 생존 기간은 2~3일 정도다. (길거리 방역을 보면) 부아만 치민다. 그야말로 보여주기식”이라고 비판했다. 

건너편 도로에서 주차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모(55·여)씨는 “솔직히 성남시 대처가 한참 늦었다고 본다”면서 “교회들이 예배 자제 권고를 듣지 않는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해 화를 키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천지에 대응했던 것처럼 좀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했다”고 토로했다.

성남시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받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은혜의강 교회 첫 확진자인 서울 138번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9일. 그럼에도 전체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는 15일에서야 시작됐다는 점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1일 동선 파악을 시작했고 교인 명단을 14일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138번 확진자가 나온 뒤 자가격리 대상 교회 신도가 단 7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첫 확진자는 지난 8일 예배에 참석했는데 성남시 보건당국은 같은날 예배 참석자 90명 중 밀접접촉자 7명만 자가격리 조치했다. 자가격리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던 목사 부부는 지난 15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지역을 활보했다. 

성남시는 초반 역학조사에서 교회 내 밀접접촉자가 0명으로 파악됐고 자가격리 조치한 7명의 신도는 교회가 아닌, 138번 확진자의 이동 동선에서 나왔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처음에 은혜의강 교회를 주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확진자가 1명 발생했다고 집단감염을 의심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또 소극적 대응 비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처럼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138번 확진자가 참석하지 않은 지난 1일 예배 참석자까지 파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입장이다. 확진자 숫자가 급증한 것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시에서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 확진자를 많이 찾아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성남시가 소규모 교회라는 특수성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전국에서 경기도 수원 생명샘 교회, 부천 생명수 교회,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 등 작은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사례에서 보듯이 중앙 정부와 전문가들은 꾸준히 밀집 예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성남시가 위험성을 일찍이 인지하고 빠른 교인 전수조사 및 신도 전체를 대상으로 자가격리 조치에 나서는 게 맞지 않냐는 것이다.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진 신도를 통한 2차, 3차 감염 사례가 이어질 경우 성남시는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차 감염 사례는 이미 2건 나왔다. 지난 16일 은혜의강 교회 신도의 이웃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7일에는 신도인 어머니를 통해 아들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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