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에 갈 곳 잃은 식자재…농가·급식업체 ‘발동동’

기사승인 2020-03-2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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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에 갈 곳 잃은 식자재…농가·급식업체 ‘발동동’[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산물 생산 농가를 위해 피해물량을 할인 판매하는 등 지원에 나선다. 

그러나 식당이나 스포츠경기장 등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중간 유통업체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입학과 개학 등이 있는 3월은 육류와 농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다. 그러나 코로나 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같은 특수는 사라졌다. 

학교 등 급식을 수주하는 업체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업 단체 급식의 식수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리원 고용률이 높아 타 업종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높은 만큼 급식장 식수 인원 감소는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필수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 대한 교대근무와 단축근무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출 규모가 큰 만큼 피해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국내 스포츠 경기 리그가 중단되면서 구장 등 컨세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의 피해도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자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 19까지 겹친 상황”이라면서 “1분기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의 시장 동향과 전망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우 소비 경향은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가정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정육류의 경우 외식 소비 감소에 개학 연기에 따른 급식납품 중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둔화됐다. 급식·납품 중단과 햄·소시지 판매 위축 등으로 돼지고기 정육류와 부산물 판매도 크게 줄었다. 

학교 급식등에 납품하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가 피해도 커지는 상황이다. 가공식품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장성이 낮은 탓에 소비가 뒤따르지 않는 경우 작물을 그대로 폐기해야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 지원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다음 달 6일까지 추가 연기되면서 어려움이 커진 농가를 돕기 위한 조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개학 연기로 발생되는 피해는 51개 품목 406톤에 이른다. 특히 봄철에 생산되고 저장성이 떨어지는 엽채류와 과채류 173톤은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저장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제품만 하더라도 41개 품목 233톤에 달한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여전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될 전망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피해물량 전량인 406톤에 대한 할인 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친환경농산물 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와 오는 24일부터 학교 급식 농산물 온·오프라인 할인판매를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피해가 큰 품목은 유통업체를 통한 온라인 판매를, 나머지 품목은 오프라인 유통업체 등을 통해 할인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소비가 늘며 어느 정도 유지는 되고 있지만 일선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등 기존 납품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말 그대로 그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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