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야심작 재난기본소득, 준비부족에 ‘발목’

지자체-카드사 전산문제로 유령된 대상자… 신청 시 유의점 면밀히 살펴야

기사승인 2020-04-2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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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직접신청 첫날인 20일, 곳곳에서 신청이 거절돼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속출했다. 이에 도는 대책을 마련했지만 일선에서의 혼선은 계속됐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 모두의 소비여력을 키우고, 멈춰버린 지역상권에 매출을 즉각 수혈하기 위한 ‘경제방역’ 정책을 실시한다”며 지난 9일부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온라인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모든 지역민에게 제공된다는 재난기본소득을 일부 대상자들은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온라인 신청도, 방문접수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는 A씨는 온라인 신청이 시작된 9일 어렵게 접속에 성공해 평소 사용해온 신한카드로 재난기본소득을 접수했다. 하지만 17일 신한카드로부터 “재난기본소득 지급 사용등록이 처리되지 않았다”는 거절문자를 받았다.

카드사는 “지역화폐 및 선불카드 등을 신청해 사용하기 바란다”며 “상세내용은 경기도 재난소득지급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이에 A씨는 방문접수가 시작된 20일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를 찾았지만, 결과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할 수 없었다.

이미 온라인 신청이 이뤄진 만큼 방문접수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카드사에서 보낸 접수 거절문자를 보였지만 소용없었다. 주민센터에서 신청을 우격다짐으로 할 수도 없었다. 신청화면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아 도리가 없어서였다. 

A씨는 답답함에 고양시 담당자를 찾았지만 돌아온 답변은 “경기도로 문의하라”였다. 확인해서 알려달라는 요구에는 “담당자와 전화연결이 안 돼 바로 확인해줄 수 없으니 따로 연락을 해보라”는 설명만 들어야했다. 이후 수십번의 시도에도 경기도 담당자와는 통화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A씨는 “안내는 제대로 안되고 문제가 생겼는데 담당자는 연결이 안 된다. 접수를 받는 공무원들도 나몰라하고 있다”며 “좋은 취지지만 접수가 시작된 지가 언젠데 아직 전산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준비가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단독] 이재명 야심작 재난기본소득, 준비부족에 ‘발목’

문제는 이 같은 신청문제가 A씨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경기도의원은 아침부터 관련 민원을 수차례 받아 개선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시 한 국회의원 지역사무실로는 공무원노조에서 업무과중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경기도 관계자는 “관련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해 일선 접수직원들에게 방문거절문자를 확인한 후 방문접수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문제는 20일 신청접수 막바지에 들어선 오후 6시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이 관계자는 신청오류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병행하면서도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신청 시 제한사항 등을 면밀히 살펴야한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A씨의 경우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할 수 없는 가족카드로 요청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재난기본소득을 온라인 신청할 경우 본인 소유 신용카드로만 신청해야한다. 만약 가족 혹은 법인카드, 체크·선불·기프트·하이패스 카드 등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할 경우 신청이 거절되고 신청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지급대상은 지난달 24일 0시 이전부터 신청일까지 경기도에 주민등록이 돼있는 전체 도민이다. 경기도민인 아버지 혹은 어머니 아래로 출생신고를 한 신생아도 7월31일까지 출생증명서를 지참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하면 지급받을 수 있다.

지급금액은 1인당 10만원이며, 경기지역화폐(카드형) 또는 신용카드, 선불카드로 직접 적립된다. 사용은 연매출 10억 이하 매장으로 지역화폐 사용가능업소로 등록된 곳이나 전통시장에서 카드결제와 같은 방식으로 이용하면 된다.

소유하고 있는 본인명의의 신용카드나 경기지역화폐를 이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오는 3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만약 선불카드를 직접 수령해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오는 7월 31일까지 주소지 행정복지센터 또는 농협은행에 신분증을 지참해 방문해야한다.

방문신청의 경우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4인 이상 가구의 경우 오는 26일까지 3인가구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2인가구는 5월4~10일, 1인가구 및 미신청자는 5월11~17일 마스크 구매와 동일한 방식으로 생년 끝 번호에 맞춰 신청가능요일에 방문하면 접수가 가능하다. 5월 18일부터 7월 31일까지는 요일제 적용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사용기간은 카드사 사용승인문자 수신일로부터 3개월 이내이며, 3개월이 경과하면 선불카드는 사용이 중지되고 미사용 금액은 회수된다. 만약 6월 이후 신청했을 경우에는 사용 마감일이 8월 31일까지인 만큼 사용에 유의해야한다. 이밖에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홈페이지(https://basicincome.g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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