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가 해봤다] 라이엇 신작 '발로란트', 한 방이 부족해

[쿡기자가 해봤다] 라이엇 신작 '발로란트', 한 방이 부족해

기사승인 2020-05-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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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 = 게임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수많은 타이틀이 출시되고 있다. 유저들은 쏟아지는 게임들을 일일이 즐겨볼 수 없어 온라인 등에서 타인의 게임 플레이 리뷰 등에 의존해 즐길 타이틀을 고르기도 한다. 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의 게임‧e스포츠 담당 기자들은 고유의 매력을 갖춘 게임들을 찾아보고 이를 함께 체험, 그 첫인상과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보다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자 각자 다른 연령과 게임 취향의 아래 기자들이 참여했다.

문대찬 기자 =30세. ‘리그 오브 레전드(LoL)’ 4년, ‘배틀그라운드’ 2년 플레이. 배틀그라운드 스쿼드 2800점대. ‘페이데이2’ 1000시간 플레이. 과거 ‘마구마구’ 등 캐주얼 게임 주로 이용

문창완 기자=37세. 콘솔‧인디게임 선호. LoL, 배틀그라운드 종종 플레이. 싱글 플레이 완성도가 높은 패키지 게임을 중심으로 캐릭터 일러스트 취향이 맞는 모바일 RPG까지 즐김. 

김찬홍 기자 =26세. LoL, 오버워치, FIFA 주로 플레이. 가벼운 게임과 e스포츠 등 관전을 즐김. 모바일 게임보다 PC 온라인 게임을 선호.

라이엇 게임즈의 신작 전술 슈팅 게임 ‘발로란트’가 지난 5일부터 한국 지역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시작했다. 발로란트는 라이엇 게임즈가 처음 개발해 선보이는 5:5 캐릭터 기반 PC 전술 슈팅 게임으로 올 여름 무료로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리그 오브 레전드(LoL) 10주년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128틱 전용 서버, 전세계 플레이어들에게 안정적인 핑(Ping) 환경 제공, 맞춤형 넷코드 제작, 핵 사용 방지 대책 등 다양한 플레이어 친화 정책으로 많은 FPS유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라이엇은 지난 4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발로란트 CBT를 앞서 선보였다. CBT 시작 당일 트위치 최다 동시 시청자 172만명을 돌파하며 해외 FPS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위 수치는 e스포츠 대회인 2019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174만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시청자 수다. 총 시청 시간은 3400만 시간으로 역대 1위다. 

▶ 라이엇이 FPS를! 발로란트의 첫 인상? 

문창완 기자: 처음 발로란트를 영상으로 접했을 때 FPS 장르를 좋아하는 해외 유저들의 시선은 끌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게임 방식을 차용하는 동시에 '오버워치'의 SF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은 나쁘지는 않은 시도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라이엇이 '리그 오브 레전드' IP(지식재산권)가 아닌 새로운 IP를 내세웠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문대찬 기자: 스트리머들의 소개 영상 등을 통해 접한 발로란트의 첫 인상은 ‘글쎄’였다. 그래픽도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고 게임 전반적으로 묘한 기시감이 들어서 신선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김찬홍 기자: 다른 게임들의 요소가 섞여있다는 느낌이었다. 첫 인상은 '타 FPS 게임과 크게 차이점이 없을 것 같다'였다. 하지만 직접해보니 발로란트만의 장점이 있다고 느껴졌다. 게임은 다소 어려웠지만 유저들의 흥미를 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대찬 기자: 나 역시 직접 해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저사양 유저들을 겨냥한 듯한 그래픽임에도 촌스럽지 않고 깔끔했다. 하드한 그래픽을 좋아하는 한국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게임이 숙련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진입장벽은 크게 높아보이진 않았다. 게임의 목적이 단순하고, 캐릭터 스킬 등도 비교적 직관적이었다. 맵이 익숙해지고 캐릭터 별 특성과 스킬 등을 잘 파악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문창완 기자: 개인적으로 카툰풍의 그래픽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래픽이나 연출적인 면에서 큰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FPS 게임은 이제 버겁다. 특히 젊은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할 때 한계를 더 느낀다. 발로란트는 FPS에 익숙치 않은 플레이어들에게는 불친절하다. TTK(적을 사살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상당히 짧기 때문에 총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죽은 것이 태반이었다. 피지컬이 상당히 요구되는 게임이라 느껴졌다. 

김찬홍 기자: 나 또한 FPS 게임을 많이 접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오버워치 정도다. 한 때 오버워치를 정말 즐겼지만, 지금은 조금 뜸해졌다. 청소년 시절 유행했던 서든 어택도 내 취향의 게임이 아니라 10판도 안해본 것 같다. 나 역시도 발로란트가 상당히 어려웠다. 

문대찬 기자: 나 같은 경우 어렸을 때 카르마 온라인, 서든 어택 등을 잠깐 했고 최근엔 배틀그라운드를 2년 넘게 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발로란트는 서든 어택과 게임 방식 등이 비슷했다. 1인칭으로 쏘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본다. 반동 잡기가 생각보다 힘들어 당황했다. 특히 가까운 적을 상대할 때도 ‘경직’등의 게임 요소 때문인지 에임이 크게 튀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지켜본 팀원한테 상스러운 욕도 들었다(웃음). 

문창완 기자: 그래도 다행이었던 점은 튜토리얼이 상당히 친절하다는 것이다. 연습 모드도 있어 각각의 총기와 각 캐릭터의 스킬을 충분히 체험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문대찬 기자: 배틀그라운드 이후 모던워페어:워존 등을 비롯한 신작 게임들을 수차례 접했는데 제일 튜토리얼이 만족스러웠다. 필요한 기능들만 직관적으로 잘 알려줬다. 한편으로는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 조작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 튜토리얼이 완성도 높다고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김찬홍 기자: 튜토리얼은 언제나 친절할수록 좋다. 덕분에 어떤 게임인지는 확실히 짚을 수 있었다. 특히나 게임에서 쓸 수 있는 모든 총을 사용할 수 있게 해둔 것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스타일에 가장 맞는 총을 튜토리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하지만 섬세하다2% 부족한 타격감은 숙제 

문창완 기자: 게임을 해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각 캐릭터들의 상황별 대화였다. 적절한 타이밍에 동료 캐릭터가 "제압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것이 마치 나에게 직접 말하는 것 같았다. 게임 내 이런 섬세함은 언제나 환영이다. 미니맵에 내 발소리가 들리는 영역이 표시되는 것도 신선했다. 사운드 플레이 요소를 굉장히 강조한 것이 느껴졌다. 

문대찬 기자: 나 역시 사운드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타 FPS 게임에 비해 입체적이고 명확하다고 느껴졌고 사운드 플레이하기에도 용이했다. 타격감도 게임을 해보기 전에는 가벼워 보였는데 직접 체감해보니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피격 표시다. 외국 서버에선 혈흔이 튀는 반면, 한국은 심의 문제로 인해 혈흔을 삭제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멀리 있는 적을 쏠 땐 에임이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확인이 힘들었다. 이 부분만 개선된다면 타격감도 더욱 양호해질 거라고 본다. 

김찬홍 기자: 연출 자체는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연출 부분에서는 크게 기대한 부분이 없었는데, 오히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라이엇이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오히려 타격감은 약간 아쉬웠다. 전략적인 요소가 많이 붙는 게임이지만, 그래도 FPS의 경우에는 타격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로란트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스킬 이팩트나 연막탄 등도 약간 애매한 색감이 있다. 뭔가 게임 캐릭터와 따로 노는 느낌이다. 게임 초반에는 낯설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어느 정도 하다보니 적응은 금방 된 것 같다. 

 발로란트의 스킬은 다르다

[쿡기자가 해봤다] 라이엇 신작 '발로란트', 한 방이 부족해

문창완 기자: 발로란트에 현재 10명의 요원들이 있다. 요원들은 각각 다른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데 궁극기와 몇몇 고유 스킬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라운드 시작 전에 '크레드(게임 내 재화)'로 구입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정적으로 주어지는 크레드를 적절하게 분배해 총기와 스킬을 장착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발로란트의 차별화된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조합이나 우리 팀의 상황에 맞게 스킬을 설정함으로써 매 라운드 유연하게 전략을 짤 수 있겠구나 느꼈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스킬을 구입해도 사용하지도 못하고 죽은 적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피닉스'가 힐과 부활 기능이 있어 사용하기가 편했던 것 같다. 

문대찬 기자: 사용 자체는 쉬운데, 잘 쓰기는 어려운 느낌이었다. 비슷한 게임인 오버워치와는 다르게 스킬이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생각이다. 발로란트의 스킬은 게임에 변수를 만들고, 전략에 다양성을 추가한다는 인상이다. e스포츠로 출범한다면 색다른 전략들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세이지’가 좋았다. 부활 능력 등은 관심 밖인데, ‘슬로우 오브’, ‘배리어 오브’ 등 상대 이동을 방해하거나 차단하는 능력이 좋았다. 몸을 보호하면서 얍삽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밖에 관통 속성이 있는 스킬, 궁극기를 갖춘 소바도 매력적이었다.

김찬홍 기자: 캐릭터마다 스킬이 달라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는 상당한 점수를 주고 싶다. 대찬 선배 말처럼 궁극기를 제외한 나머지 스킬들이 직접적으로 킬에 관여하기 보다는 변수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돼 있어 좀 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것 같다. 가장 마음에 든 캐릭터는 '브림스톤'이다. 일단은 게임 내 중요한 연막탄을 다채롭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발로란트 내에서 연막탄이 기본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요원이라 생각이 든다. 또 캐릭터 디자인도 마초같은 스타일이라 더 마음에 든다.

▶ 재미는 있는데묵직한 한 방이 없네 

[쿡기자가 해봤다] 라이엇 신작 '발로란트', 한 방이 부족해

문창완 기자: 게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여러 FPS 게임의 장점들을 끌어모았고 균형있게 분배를 잘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치킨', 포트나이트의 '엉뚱함',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공성', 모던 워페어의 '연출력', 오버워치의 '세계관'처럼 한마디로 압축할 만한 매력이 아직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문대찬 기자: 나 역시 이에 공감한다. 플레이를 많이 하지 않아서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장점도 단점도 뚜렷하게 없는 게임 같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등을 처음 접했을 때의 신선함과 몰입감을 주지 못했다. 기존 게임들의 성공 공식들을 섞어 놓은 게임이기 때문에 일정 재미는 보장하겠지만, 유저들을 열광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찬홍 기자: 발로란트의 안티 치트 프로그램인 '뱅가드'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싶다. FPS 게임의 고질병인 비인가 프로그램(핵)을 꾸준히 모니터링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잦은 튕김 현상, 불안정성은 분명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 

문대찬 기자: 맞다. CPU 점유율을 잡아먹거나, 컴퓨터 성능 저하를 야기하는 뱅가드는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에선 뱅가드를 향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 나도 발로란트를 실행하자 일시적으로 컴퓨터 팬이 급격히 빠르게 도는 등 이상현상을 경험했다.

문창완 기자: 게임 내 탈주자 문제도 대안이 필요하다. 특히 이탈이 고의가 아닌 뱅가드의 오류로 튕기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더욱 시급하다. 게임을 승리하기 위해서 최소 13판을 해야하는데 초반에 탈주자가 생기면 승리를 하고자 하는 의지도 반감되고 재미도 떨어진다. 

김찬홍 기자: 공감한다. 한 명이 나가는 순간 상대 팀에게 너무 유리하게 돼 있다. 아무리 라운드당 2~3분도 안 걸린다지만, 13선 승제는 너무나도 많다고 느껴진다. 게임을 하다가도 너무 길다고 한 유저들도 봤다. 라운드를 조금이라도 줄여준다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업그레이드 된 '발로란트'를 기대하며

문창완 기자: PC방에서 친구들과 즐길만한 새로운 게임이 나타나 준 것은 분명 반갑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발로란트에는 국내 게이머들을 사로잡을만한 확실한 매력이 필요하다. 다만 스킬이 아닌 '총을 잘 쏴야 이길 수 있다'는 FPS의 기본 공식을 지키면서 넷코드와 핵 문제를 최대한 보완하려는 라이엇의 태도에는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FPS 게임에는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계속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발로란트가 e스포츠화가 돼서 정식 리그가 생기면 챙겨볼 생각은 있다. '고인물'들의 피지컬에 스킬에 의한 전략성까지 더해진다면 보는 재미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대찬 기자: 스킬 보다는 에임이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고인물들에게 희생당하는 ‘뉴비’들이 많을 수는 있다. 하지만 랭크전 도입이 예정돼있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장점도, 단점도 크게 없는 게임인지라 이후에도 발로란트를 플레이할지는 장담 못하겠다. 5인 대전이고, 소통이 중요한 게임이다 보니 마음이 잘 맞는 친구 5인이 모인다면 친목 삼아 즐길 의향은 있다. 친구들의 의지에 달렸다.

김찬홍 기자: 진입장벽은 확실히 있다. 아무래도 게임 자체가 처음부터 쉽지는 않다. 특히나 FPS의 특성상 고인물이 더욱 많아 쉽지는 않다. 이번 CBT에는 맵이 세 개 밖에 없지만, 구역 별로 디자인이나 통일성이 없어서 맵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게임 자체의 개성은 확실히 뛰어나 계속 해볼 생각이다. 맞으면서 배워 볼 계획이다.

lunacy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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