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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터뷰] 한화생명 손대영 감독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적이 목표”

[쿡터뷰] 한화생명 손대영 감독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적이 목표”

김찬홍 기자입력 : 2020.05.26 06:01:00 | 수정 : 2020.05.26 19:23:50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손대영 감독의 걸어온 길은 탄탄대로였다. 2012년 아주부(해체)의 코치를 맡으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 발을 내디뎠다. 일시적인 실패도 있었지만 중국 2부리그 팀이었던 아이메이(현 BLG)를 1년 만에 롤드컵으로 이끌었고, 이후 이적한 로얄 네버 기브업(RNG)에서는 리그 우승을 맛봤다.

그는 4년간의 해외 생활을 끝마치고 2019년 11월 한화생명e스포츠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화생명은 손 감독 부임 이후 빠른 속도와 공격성으로 무장하면서 팬들의 기대를 듬뿍 받았다. 하지만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에서 8위라는 예상치 못한 성적을 마주했다.

쿠키뉴스는 지난 19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한화생명e스포츠 캠프원에서 손 감독을 만나 스프링 시즌의 부진과 진심, 그리고 서머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Q. 4년 정도 중국 리그에서 활약하다가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중국으로 갔을 때 좋지 못한 상태로 도피하듯이 떠난 것처럼 보였어요.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저를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또 아내와 결혼을 한 후에 신혼생활 없이 바로 중국으로 갔거든요. 이제는 그만 떨어져 있고 싶어서 한국행을 결정하게 됐어요.”

Q. 한화생명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중국에 있을 당시에 아이메이라는 2부리그 팀으로 롤드컵까지 진출했는데, 낮은 곳에서 시작해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 매력을 느꼈어요. 물론 우승을 하면서 상위권에서 성적을 내는 것도 어느 것과 바꿀 수 없는 명예라고 생각해요. RNG에서 계속 우승을 할 때 ‘정말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아이메이에서 롤드컵에 진출했을 때 쾌감이 엄청났어요. 그런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많은 팀들이 좋은 제시를 해줬지만, 도전을 위해 한화생명을 택하게 됐어요.”

Q. 감독님이 부임하기 전에 한화생명에 대한 이미지는 어땠나요.

“안정된 복지와 꾸준한 지원이 돋보인 팀이란 생각이 있었어요. 한화생명을 선택하게 된 계기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팀이 잘 할 수 있는데, 조금 부족하단 느낌이 있었죠. 합류 후부터 지금까지 문제점을 하나씩 계속해서 고쳐나가고 있어요.”

Q. 올해 한화생명은 대대적인 리빌딩에 들어갔습니다. 로스터 구축 당시에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스프링 시즌은 엄청 힘들 거라고 예상했어요. 강등만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선수들에게도 최대한 경험을 쌓고, 즐겁게 게임을 하자고 말했습니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적응을 하는데 오래 걸릴 거라고 예상했어요. 제가 원하는 색깔을 내려면 경기에서 많이 패배할거라 생각했죠. 패배를 하더라도 선수들끼리 경험이 쌓이면서 호흡이 맞아가면 어떤 챔피언을 선택해도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줄 거라 예상했죠.

다만, 라인전 단계부터 무너지면서 패배한 경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하진 못했어요. 선수들의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죠. 그러면서 시즌 초에 보여줬던 신박하거나 재밌는 픽을 쓸 수가 없었어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픽만 사용하게 됐죠.”

Q. 스프링 시즌 원딜러에 대한 얘기가 많았습니다. 정통 원딜러가 아닌, 멀티 포지션을 사용하게 된 이유가 있었을까요.

“원래는 게임 판도 자체를 비원딜이 충분히 지배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거란 예상을 했어요. 시즌 초반에도 실제로 그랬고요. 하지만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어요. LCK의 성향상 원딜 챔피언을 선호하기도 했고, ‘아펠리오스’와 ‘미스 포춘’이 너무 강력했죠. 비원딜 챔피언이 원딜 챔피언을 버텨내지 못했어요. 메타의 영향이 컸죠.

또 (원딜러라는 포지션이) 실수가 적게 나와야 하는 포지션이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 실수가 많이 나왔어요. 전 라인이 흔들리다 보니 바텀 라인에 대한 케어를 집중적으로 하지 못한 것도 아쉬울 따름입니다. 선수들에게 미안하죠.”

Q. 당시 내부에서 ‘비스타’ 오효성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비스타’ 오효성 선수가 성장할 가능성이 아주 많다고 평가했어요. 다만 포지션을 바꾼 시간이 짧았고,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신인에게 모두 맡기기에는 무리였다고 봅니다.

사실 오효성 선수의 포지션 변화를 생각하기 전에 영입하려던 원딜러의 영입이 불발됐어요. 급하게 새로운 원딜러를 찾기 시작했고, ‘제니트’ 전태권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또 오효성 선수의 피지컬이 서포터로 두기에는 너무 과투자라고 생각했어요. 바텀 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시즌 전에 원딜러 연습을 시켜봤어요.

‘미스 포춘’을 플레이 하는데 스킬을 리듬 게임 하듯이 흐름을 타면서 사용하는 걸 보고 놀랐어요. 재능이 있다고 확실히 느꼈죠. 키워 볼만 하겠다는 생각이었죠. ‘노페’ 정노철 코치와 뜻이 맞아 포지션 변화를 권유했고, 오효성 선수도 스스로 서포터보다 원딜러 스타일에 더 가깝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원하던 성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여전히 오효성 선수에 대한 기대치는 높습니다.”

Q. ‘비스타’도 그렇지만 ‘라바’ 김태훈도 원딜러로 기용하기도 했습니다. ‘포지션 고정’에 대한 고정 관념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 라인 스왑도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라인을 가서 플레이를 하다보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생각해요.

김태훈 선수가 원딜러를 경험한 것도 본래 포지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꾸준히 원딜러로 키울 생각도 있었지만, 최소 한 시즌 정도는 원딜러를 경험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었죠.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원딜러를 추천했죠. 또 많은 분들이 김태훈 선수가 원딜러를 잘 할거란 얘기도 많기도 해봐서 시도를 해봤죠.

결과 자체는 그리 좋지 않아 다시 미드라이너로 돌아왔지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딜 챔피언을 미드에서 쓰는 경우가 있으니 도움이 됐을 거예요. CS를 먹는 방식이나 상대에게 딜을 넣는 부분도요.”

Q. 현재도 포지션 변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선수들에게 솔로 랭크에서도 자신의 포지션이 걸리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게임을 하라고 얘기하는 편입니다. 모든 선수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자기 포지션이 아닐 때 닷지를 한다거나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있거든요. 선수들에게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라는 편에서요.

연습을 할 때도 라인을 바꾸는 시도는 여전히 해보고 있습니다. 대회에서 보여주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는 호흡이 된다면 언제든지 포지션 변화는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한화생명은 1군뿐만 아니라 육성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육성군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선수들이 육성군을 거쳐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 팀이 강해지는 밑거름이라 생각해요. 우리팀에 들어오게 될 많은 연습생들이 ‘이 팀은 잘하면 연습생에서만 머무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1군에 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약팀은 틀이 잡혀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1군에서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건강한 팀을 만드는 것 또한 상당히 중요하죠. 육성군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진다면 퍼즐을 하나씩 맞춰 완성하듯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선수들의 이탈, 은퇴에 대비해 육성군 파트에 더욱 집중하고 있죠.”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Q. 서머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서머 시즌을 앞두고 팀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이퍼’ 박도현 선수 영입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프런트 분들이 정말 고생을 하셨습니다. 특히 사무국장님이 애를 많이 쓰셨습니다. 감독으로서 박도현 선수를 절실하게 원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박도현 선수와 합을 맞춰본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가치가 확실히 있는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리자면 ‘멋진 친구’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성이나 실력이나 정말 프로패셔널한 느낌을 주는 선수입니다.”

Q. 박도현 선수와 ‘리핸즈’ 손시우 선수가 한화생명에서 다시 뭉쳤습니다. 외부에서 봤던 과거와 소속 선수로 있는 지금,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아직 초기 단계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도 두 선수의 합은 여전히 좋더라고요. 찰떡같은 느낌이에요.”

Q. 오효성 선수에 이어 육성군 선수로는 2번째로 ‘두두’ 이동주 선수가 1군으로 승격했습니다.

“아직 실수는 많지만, 공격적인 선수입니다. 피지컬이 좋아서 공격적인 챔프를 했을 때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에요. 모든 챔피언을 잘 다루는 ‘큐베’ 이성진 선수가 주전 선수로 출전하겠지만, 공격적인 모습이 필요할 때는 이동주 선수를 출전시킬 예정입니다.”

Q. 스프링 시즌에 부진했기에 이번 서머 시즌의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스프링 시즌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했기에 스스로 덤덤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8위라는 성적은 항상 죄송한 마음이죠.

약팀이 강팀으로 발전하는 과정은 순탄할 수 없어요. 강팀을 한 순간에 만들려면 다섯 명을 슈퍼스타로 채우지 않는 이상 불가능 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팀을 만들어도 유지를 하려면 계속 같은 방법을 이어나가야 하기에, 건강한 팀이 될 수 없습니다.

한화생명에 처음 왔을 때 첫 해는 선수들이 팀에 매력을 느껴서 올 수 있는 구단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1년 동안은 중심 선수를 만들고, 두 번째 해에 승부를 본다는 생각이었죠. 반년 만에 ‘바이퍼’ 박도현 선수와 ‘리헨즈’ 손시우 선수가 왔습니다. 반년 만에 이룬 쾌거는 만족하고 있어요.

약팀에서 중팀으로, 중팀에서 강팀으로 가는 데는 단계가 있다고 봐요. 올해는 약팀에서 중위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라인업에서 최대치의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다음해에 우승권에 근접할 수 있는 라인업을 만들고 싶어요.”


사진=한화생명e스포츠 제공

Q. 스프링 시즌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점을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나요?

“중간 단계를 없애고 싶어요. 오더가 내려오면 선수들이 곧바로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실행할 수 있게요. 예를 들자면 한 선수가 ‘다이브를 하자’는 콜이 나왔을 때, ‘잠깐’이라는 답변 없이 다이브를 하거나 ‘아니다’라는 의견을 낼 수 있게끔 말이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스프링 시즌에 피드백을 하고 노력을 했는데 생각만큼 되지 않았어요. 서머 시즌에도 고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프링 시즌 중에 여섯 경기 정도를 너무 무기력하게 졌어요. 이런 모습만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설사 경기를 지더라도 일방적으로 지는 게 아니라 싸우고 졌으면 합니다. 스프링 시즌에도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할 때 “매 맞고 끝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더 공격적인 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싸움에 있어서 물러나지 않는 팀을 말이죠.”

Q. 팀을 만드는 데 확실한 비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감독님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구단이 있을까요?

“제가 해외 축구를 많이 보는 편인데, 팬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리버풀을 좋아합니다. 위르켄 클롭 리버풀 감독이 지향하는 감독상입니다. 구단과 선수들, 팬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서 움직이고 싶어요.”

Q. 서머 시즌에 임하는 각오와 목표가 궁금합니다.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적을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또 제가 오기전에 프런트에서 2020년에는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했었는데, 어려운 목표이지만 가능하겠다는 왠지 모를 기대감이 있어요.

또 선수들의 성적도 매우 중요하지만, 응원할 맛이 나는 재밌는 팀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에요. 그렇다면 성적도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팬들이 우리의 경기를 보고 재밌고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감정을 같이 공유하고 싶어요. 이런 점이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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