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로 뜬 네이버·카카오, 페이·커머스로 '땅짚고 돈벌이?'

페이와 커머스로 급성장...기술혁신보다 '손쉬운 서비스' 치중한다는 비판도

기사승인 2020-06-02 0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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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로 뜬 네이버·카카오, 페이·커머스로 '땅짚고 돈벌이?'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가 페이와 커머스를 강화하며 점차 금융기업 및 유통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 비대면) 바람을 타고 온라인으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카카오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태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체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네이버의 경우 4위, 카카오는 8위에 랭크되고 있다. 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관련주와 기술주가 강세를 띠고 있다고는 하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하지만 이들의 현재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사업 다각화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 포털과 메신저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 간편결제 시장서 각광받는 페이.네이버, 유료멤버십 론칭하기도 

양사는 간편결제인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를 핵심 서비스로 띄우고 있다. 간편결제는 공인인증서와 PG(Payment Gate)사를 거치지 않는 결제 방식으로 빠르고 편리한 송금이나 결제가 가능하다. 페이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금융과 커머스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간편결제 서비스의 가입자는 약 1억 7000만명, 이용건수는 무려 23억 8000만건에 달한다. 결제금액으로 보면 80조 1453억원으로 2016년 기준보다 약 3배 정도 증가했다. 지난해에 간편결제 금액은 100조원을 훌쩍 넘겼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페이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다. 이들의 사용자는 포털과 메신저 중 무엇을 더 많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네이버페이는 주로 네이버에서 쇼핑을 많이 하는 이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고, 카카오페이는 카카오 메신저로 송금이나 선물하기 결제를 하는 이들에게 주로 쓰이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네이버페이의 월 결제액은 올해 1∼3월 5조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이 중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된 금액은 3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월 결제자 수는 전년 대비 23% 성장한 약 125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네이버페이에서 20조원이 넘게 거래됐다.  

특히 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 결제도 전년대비 53% 증가했다. 주로 젊은층이 사용해왔던 간편결제가 장년층에게까지 확대된 셈이다. 자체 네이버페이 결제 수단인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액도 전년 대비 8배 증가했다.

최근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로 쇼핑하는 이들을 위해 월 4900원의 네이버플러스 유료 멤버십을 정식 론칭했다. 멤버십 회원은 쇼핑, 예약 등 네이버 서비스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월간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5%적립(기본구매적립 1%포함)이 가능한 것이 골자다. 월 이용요금에 일정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면 선택한 디지털콘텐츠 혜택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끼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지난 1분기 기준 가입자가 무려 33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 2명중 1명은 카카오페이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페이의 올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4조3000억원이며, 지난해 거래액 규모는 48조원에 달했다. 특히 선물하기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거래액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송금 서비스를 빼면 월 거래액이 네이버에 비해서는 적지만, 최근 인수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증권과의 시너지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와 '간편 계좌연결'과 '자산관리' 연동을 시작했다. '카카오뱅크 간편 연결하기' 버튼을 눌러 간편하게 계좌연동을 할 수 있고, 연동된 계좌를 통해 송금이나 결제 및 투자 등을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증권사를 인수하며 금융업에 본격 뛰어들며 관련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언택트로 뜬 네이버·카카오, 페이·커머스로 '땅짚고 돈벌이?'
◇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커머스.네이버는 쇼핑과 스마트스토어, 카카오는 선물하기와 톡딜 

네이버는 페이와 함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지난 3월 1000만 명을 넘어 1월(800만 명)보다 25% 이상 급증했다.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상품을 비교검색하는 네이버쇼핑에서 소개하며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네이버쇼핑은 상품정보와 상품후기, 판매자후기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네이버쇼핑(윈도)를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다니며 일일이 검색하지 않아도 한눈에 가격 비교를 할 수 있어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2019년부터 네이버 앱을 개편, 왼쪽으로 페이지를 넘기면 바로 쇼핑이 나오도록 개편하며 쇼핑에 대한 접근성을 더 높였다. 

특히 네이버페이의 포인트 적립은 네이버에서 쇼핑을 하게끔 소비자를 락인(Lock-in)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네이버쇼핑에서 검색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1%가 적립되며, 포인트를 충전해 결제할 경우 1.5%가 추가로 적립된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는 입점 수수료는 무료이며, 카드결제 등 PG(전자결제대행)사에게 주는 결제수수료 2~3%에 네이버쇼핑에 노출해 결제가 완료되면 2%의 수수료를 더 받는 방식이라 최대 5~6%의 수수료를 받는다. 보통의 오픈마켓이 8%~12%의 수수료를 떼는 것보다 저렴해 소상공인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올해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했다. 여기에 각 브랜드가 직접 입점하게 하는 '브랜드스토어'도 올해 안에 200개까지 개장할 예장으로 수익률은 더 높아질 예정이다. 여기에 홈쇼핑사들을 위협하는 '라이브 커머스'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을 통한 '선물하기' 서비스가 업계에서 독보적이다. 선물하기 서비스는 입점 브랜드가 6000여개로, 연간 거래액이 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선물하기에 이어 쇼핑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커머스의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여기에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을 이용한 커머스도 한몫한다. 톡딜의 주문 성공률은 90% 이상이며, 매 분기 두 배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톡스토어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5배 이상, 전분기 대비 65% 높아졌다. 구매자수도 전년동기 3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도 라이브커머스인 '카카오쇼핑라이브'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커머스 확대에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톡 쇼핑하기 톡채널과 쇼핑라이브 톡채널에서 시청 가능하다. 판매자와 실시간 채팅을 하며 구매 링크로 물건을 바로 살 수 있다. 

다만 포털과 메신저를 등에 업은, 이른바 '심판'들의 경기 참여에 유통업계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시장 플레이어로 돈을 버는 건 그야말로 '땅짚고 헤엄치기'"라면서 "포털과 메신저의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지위를 남용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라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유통업 관계자도 "네이버나 카카오가 기술만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을 위해 점차 페이나 커머스에 치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 많은 부동산 업체들이 고사하는 중에 후발주자인 네이버 부동산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했듯, 쇼핑에서도 접근성을 무기로 손쉽게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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