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앤다운] 위기서 부활한 전북-울산, 자존심 구긴 수원-서울

위기서 부활한 전북-울산, 자존심 구긴 수원-서울

기사승인 2020-06-08 16: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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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가 열렸다. 4골씩 퍼부은 전북과 울산은 양강 체제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서울과 수원은 나란히 패배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 다득점으로 분위기 만회한 전북-울산

‘현대가 형제’ 전북과 울산이 5라운드에서 나란히 대승을 거두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북은 지난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4대 1 대승을 거뒀다. 강원에게 빼앗겼던 선두 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이날 전북은 홍정호와 모라이스 감독이 나서지 못했음에도 서울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오른쪽 윙어로 나선 한교원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한교원은 전반 42분 이동국이 시도한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오자, 이를 그대로 마무리하며 팀의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전북은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후반전에 빠른 발을 이용해 서울의 수비를 따돌린 한교원의 활약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다. 한교원은 이동국의 2골을 도우며 이날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동국은 “측면 돌파가 있어야 전북 특유의 축구가 살아난다. 지난 몇 년간 한교원과 호흡을 맞춰왔고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서로 잘 알고 있다”며 “이번 경기에서 좋은 장면이 많이 나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공을 돌렸다.

울산은 ‘동해안 더비’ 라이벌 포항을 상대로 대승을 올리며 리그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울산은 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원정 경기에서 4대 0으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1대 4로 패하며 다득점 1골 차로 전북에게 우승컵을 내줬던 울산은 설욕에 성공했다.

최근 승강팀 부산과 광주에게 무승부를 거두며 분위기가 침체됐던 울산은 이날 강력한 압박으로 포항을 괴롭혔다. 중원부터 빠르게 움직이면서 포항의 실수를 끌어냈고, 공격으로 바로 전환했다.

이청용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반 25분 주니오가 문전에서 시도한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이청용이 재빠르게 달려들어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었다. 전반 36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고명진의 패스를 받고 왼발 중거리 슛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이청용은 이전까지 공격을 직접 해결하기 보다는 팀원들의 공격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4경기 동안 이청용의 공격 포인트는 단 한 개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은 해결사 본능을 뽐내며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 시즌 첫 승 거둔 대구-광주

대구FC가 뒤늦은 첫 승을 신고했다. 

대구는 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5라운드 성남과의 원정 경기에서 2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구는 이전까지 3무 1패로 승리가 없었다. 경기력은 좋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4경기 평균 2골에 그쳤다. 4라운드 상주전에서도 14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골맛을 보지 못했다.

대구는 성남을 상대로 맹공을 펼쳤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선제골을 허용했다. 후반 11분 김우석이 이태희에게 페널티 지역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성남 양동현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성남이 앞서갔다.

하지만 대구는 금방 분위기를 다잡았다.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세징야의 크로스를 받은 에드가가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6분 세징야가 올린 크로스를 정태욱이 헤더로 다시 마무리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최근 사타구니 부상으로 폼이 떨어졌던 세징야는 이날 2골을 도왔다. 특히 대구의 돌파가 막히자 측면에서 크로스로 팀의 공격을 도왔다. 필요한 순간에는 전방으로 침투해 슛까지 날리며 성남을 괴롭혔다. 세징야가 살아나면서 김대원-에드가도 탄력을 받았다. 대구는 이날 승리로 순위를 8위까지 끌어올렸다.

승격팀 광주도 같은 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광주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득점으로 1대 0 승리를 거뒀다.

광주는 지난해 K리그2(2부리그)에서 개막 19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는 등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하고 K리그1으로 승격했다. 하지만 올 시즌 첫 4경기에서 1무3패에 그치며 K리그1의 수준을 실감해야 했다. 이날도 수원을 상대로 고전했다. 특히 수원이 골대를 두 번이나 맞히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경기 종료 직전 광주가 극적으로 마수걸이 득점을 올렸다. 후반전 추가시간 이으뜸의 침투패스를 받은 마르코가 크로스를 올렸고, 펠리페가 이를 강력한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시즌 첫 승을 신고한 광주는 10위까지 올랐다. 오는 14일 ‘승격 동기’ 부산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업앤다운] 위기서 부활한 전북-울산, 자존심 구긴 수원-서울

▲ ‘계속되는 추락’ 수원과 서울, 탈출구 있나

서울과 수원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과거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팀이었으나, 현 주소는 처량하기 그지 없다.

서울은 지난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1대 4로 대패했다. 전반전까지는 1대 1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전에 세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7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상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려졌다.

양 팀은 2010년대 중반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우승경쟁을 펼쳐온 두 팀의 대결은 ‘전설(전북의 앞 글자+서울의 줄인 말) 매치’로 불리는 등 매번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서울은 전북을 상대로 유독 약했다. 서울은 전북과 치른 최근 10경기에서 2무8패에 그쳤다. 약 3년 가까이 전북을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서울은 이날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 전술에 변화를 줬다. 박주영과 고요한을 벤치로 내린 대신, 조영욱과 알리바예프를 선발 카드로 꺼내들었다. 후반전에 승부를 보겠다는 최용수 감독의 노림수였다. 최 감독의 전술은 어느 정도 통하는 듯 했다. 전반 39분 한교원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교체 투입된 박주영이 곧바로 골을 넣으면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후반전 최 감독이 세운 계획은 무너졌다. 후반 시작 10분 만에 두 골을 내주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교체 카드로 사용된 박주영과 고요한도 전북의 수비에 막히면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서울 수비진은 전북의 스피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며 무너졌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이 패배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훈련을 통해서 잘해야 할 것 같다”고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뱉었다.

수원 역시 광주에게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수원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0대 1 패배를 당했다. 개막 초반부터 우승후보인 전북과 울산을 잇달아 만나 2연패에 빠졌다. 3라운드에 인천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으나, 지난 4라운드 부산전에서 무승부에 그친데 이어 이번엔 광주에게 발목을 잡혔다.

수원은 최근 득점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5경기 동안 3골을 넣는 데 그쳤다. 수원은 매 경기마다 다양한 공격 조합을 꺼내고 있지만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특히 지난 시즌 20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던 타가트는 아직까지 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찬스는 만드는데 결정을 못해주고 있다. 반복적으로 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얻는 방법 뿐”이라며 아쉬워했다.

리그 9위까지 추락한 수원이다. 향후 일정도 만만치 않다. 오는 13일에는 리그 3위 광주를 상대하며, 16일에는 성남 원정을 떠난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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