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 복지부동 서민정책금융 금리도 내려갔다

기사승인 2020-06-2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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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 복지부동 서민정책금융 금리도 내려갔다[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좀처럼 변동이 없던 서민정책금융 금리들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민들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기준금리가 올해 상반기에만 0.75%p 인하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지원 일부 서민금융상품들과 새희망홀씨 상품 대출 금리가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특별재난지역(대구·청도·경산·봉화) 거주자 또는 사업자를 상대로 ‘미소금융 특별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기존 대출은 연 4.5% 고정금리가 적용됐지만, 코로나19 피해 지원 차원에서 기존 대출금리 4.5%에서 약 2.5%p 하향된 2%대 금리를 적용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전체 대출상품의 금리들도 내려갔다. 고정금리 상품을 제외하고 소진공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책자금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예탁금리는 연 1.56%로, 전분기(1.67%) 대비 0.11%p, 전년동기(1.98%) 대비 0.42%p 씩 내려간 셈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소진공에서 취급하는 정책대출 상품들은 기재부에서 매 분기마다 금리를 산정하는데, 최근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추세에 영향을 받아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라며 “오는 3분기에도 정책자금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이며, 소상공인들이 이에 맞게 더 좋은 금리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5개 시중은행(신한·우리·KB국민·하나·NH농협)에서 자체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서민지원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도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새희망홀씨의 평균금리는 7.01%로 전년동기 대비 0.6%p 인하됐다. 금융당국에서는 올해 취급금액을 전년대비 1000억원 확대한 3조4000억원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민금융의 대표상품인 저축은행 햇살론과 서금원 미소금융 상품들의 금리는 대체로 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햇살론의 경우 KB저축은행만 유일하게 코로나19 지원차원에서 햇살론과 사잇돌2대출의 금리를 각각 최대 2%p, 4%p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했을 뿐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낮아졌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성 증가로 인해 쉽게 내릴 수 없다고 해명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햇살론의 경우 저신용자 서민들에게 무보증·무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다 보니 대손 비용 등 대출 실행에 따른 위험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햇살론 차주들의 리스크가 급증하고 있다”라며 “햇살론 차주가 연체할 경우 해당 금액을 정부에서 90%까지 보전해주긴 하지만, 손실된 금액은 저축은행 실적에 반영되다 보니 햇살론 금리를 쉽게 내리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저축은행들의 해명은 서민금융의 본질을 잊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대 강형구 사무처장은 “햇살론의 취지가 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있고, 위험에 대한 리스크를 정부가 90% 보증한다”라며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내려가면서 조달금리도 같이 내려간 상황이라면 이에 맞는 수준으로 햇살론의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저축은행의 본질은 지역밀착형 서민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있는 것인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불안정했다고 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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