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금융 ‘최후보루’ 대부업 쪼그라들었다…이용자 20만명 감소

기사승인 2020-06-30 21: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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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금융 ‘최후보루’ 대부업 쪼그라들었다…이용자 20만명 감소[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에 위치한 대부업 시장이 매년 20만명씩 감소하며 시장 규모가 계속해서 쪼그라들고 있다. 대형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전환하면서 신규대출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는데 이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문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 이용자는 상반기 말 대비 11.5%(23만명) 감소한 177만700명으로 집계됐다.

대부업 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4.5%(7570억원) 감소한 15조917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특히 대형 대부업체들을 중심으로 대출잔액이 크게 감소했다.

대부업체의 평균 대출금리도 감소했다. 대부업체의 지난해 말 평균 대출금리는 17.9%로 전년대비 1.7%p 내려갔다. 지난 2018년 2월 법정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 금리는 21.7%에서 21.1%로, 담보대출 금리는 15.2%에서 13.8%로 각각 내려갔다. 

다만 대부업체의 숫자는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대부업체 숫자는 전년대비 44곳 증가한 8354개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핀테크와 결합한 유형의 대부업체인 ‘P2P대출연계대부업’이 239개로 증가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P2P대부업체들의 대출 잔액도 상반기 말 대비 24% 증가한 2조200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 시장이 쪼그라드는 요인으로 주요 대부업체들이 신규대출을 중단하거나 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전환한 점을 꼽았다.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머니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신규 대출을 중단했으며, 웰컴·아프로 등 주요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전환하면서 대부업체에서 진행한 대출 채권을 저축은행으로 넘기는 상황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나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새희망홀씨’ 등 민간중금리 대출 및 햇살론·미소금융 등 정책서민금융의 확대가 대부업 이용고객의 감소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저신용자수는 2017년 말 413만 명에서 지난해 말 353만명으로 2년 사이 60만명이 줄어든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 등 제도변화가 대부업자의 영업환경과 저신용자 신용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겠다”라며 “최근 변화가 저신용 차주의 자금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여건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3일 금융당국 등에서 발표한 ‘불법사금융 근절방안’에 따라 불법 대부업체들의 단속 및 처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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