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침탈야욕과 끝까지 싸운다”…독도에서 맞은 90번째 3.1절 풍경

기사승인 2009-03-01 18: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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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침탈야욕과 끝까지 싸운다”…독도에서 맞은 90번째 3.1절 풍경

[쿠키 사회]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것처럼 또다시 독도를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올해로 90돌을 맞은 3.1절을 기념해 독도수호국제연대 산하 독도아카데미 생도 207명이 독도를 방문했다. 독도아카데미는 국내외 대학생을 대상으로 영토주권에 관한 이론교육 및 독도탐방 훈련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2006년 1월 시작된 뒤 지금까지 생도 554명을 배출했다. 행사에 참가한 7, 8기 생도는 독도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게 된 사연을 가슴에 품고 독도땅을 밟았다.

◇올들어 첫 독도 입성=1일 오전 7시 울릉도발 독도행 배에 몸을 실은 생도들은 1박3일의 강행군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강원도 묵호에서 울릉도까지 3시간,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다시 2시간 배를 타야하는 여정이었지만 독도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특히 올들어 첫 방문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오전 9시쯤 독도에 도착한 생도들을 맞이한 것은 우뚝 솟은 동도와 서도, 눈부시게 파란 하늘, 그 하늘을 가르는 수 백마리의 갈매기였다. 체류시간이 30분으로 엄격하게 제한돼 생도들은 준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랴, 사진 찍으랴 바쁜 모습이었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생도들은 시민 200여명의 사진을 담은 가로, 세로 1.5m 판지를 가져왔다. 부경대학교 인쇄정보공학과 3학년 이재훈(24)씨는 “지난 1월부터 시민들을 직접 만나 사진을 찍고 희망의 메시지를 적어왔다”며 “사진에 찍힌 모든 시민의 마음을 독도에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우리친구독도’ 팀의 태권도 격파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태권도복을 입은 생도들은 ‘다케시마’라고 쓰인 나무 판자를 주먹으로 깨부셨다. 판자가 깨질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태극기가 그려진 대형 현수막이 펼쳐지자 여기저기서 ‘3·1절 만세, 독도 만세’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현수막은 생도 200여명이 적은 메시지로 빈 공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의 마음과 행동이 모여야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고 지킬 수 있습니다’ ‘독도가 세계적으로 한국땅임을 인정받을 수 있는 그날까지 화이팅’ 등의 글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역사 논의의 주체이자 실천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독도결의문 낭독하고 행사를 마무리했다.

◇평소보다 4배 방문=이날 독도를 찾은 관광객은 1000여명에 달했다. 예년의 200여명에 비하면 4배 이상 많다. 3·1절을 기념해 특별한 여행을 준비하다 독도에 오게 됐다는 김한국(75)씨는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시대를 살다 해방되는 것도 못 보고 돌아가셨다”며 “일본이 독도를 강탈하려는 음모를 알면 땅 속에서도 원통해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경비대 전진완(33) 경장은 “3·1절이라는 역사적 의미 때문에 보통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찾았다”며 “온 국민의 뜻을 받들어 독도를 지키는 데 더욱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독도=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