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쥐들의 천국?

독도가 쥐들의 천국?

기사승인 2009-03-03 16:27:03
[쿠키 사회] 독도가 쥐들의 천국이라고?

독도가 지금 때아닌 ‘쥐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독도 김성도·김신열씨 부부가 울릉도로 나간 후 두달 반 동안 비워뒀던 독도의 서도가 ‘쥐들의 천국’이 되어 버렸다는 것.

3일 서도에서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2일 어업인숙소를 찾은 독도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따르면 그동안 비워둔 숙소가 완전히 ‘쥐판’이 됐다는 것이다. 숙소 외부 간이취사장 싱크대에는 쥐똥이 수북하고 유류창고 안에는 쥐들이 흩어놓은 휴지조각들로 너절너절 거리는 등 쥐들이 설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한때 독도 경비대가 방목했던 토끼들을 지난 1980년대 완전 포획한 이후 포유동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도에 어떻게 쥐가 들어왔을까?

서도에 생활하는 김씨 부부 등이 쥐를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난해 10월 말쯤 서도 물골 계단공사를 위해 자재를 쌓아둔 물골 앞 해변에서였다.

쥐 한 마리가 자재더미 위를 들락거리는 모습이 작업인부들 눈에 띄었던 것이다. 문화재청 허가도 받지 않고 무단입도(?)한 이 쥐는 공사자재를 싣고 온 바지선을 타고 왔다가 밤새 배를 묶어둔 밧줄을 타고 서도로 잠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다 물골 앞에 있던 자재들을 어업인숙소 쪽으로 옮길 때 다시 그 속에 숨어 들었거나 서도 고개를 넘는 대장정을 거쳐 어민숙소로 찾아든 것으로 보인다.

김씨 부부를 비롯한 서도 생활자들은 발견 당시에는 먹잇감이 떨어지면 자연 도태될 것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육지와 달리 독도에서의 쥐 서식은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지금껏 몇 마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만약 독도에서 쥐가 번식할 경우 생태계 교란과 같은 피해가 우려된다.

이와 관련 영남대 독도연구소 박선규 교수는 “독도에 쥐가 증식된다면 1차적으로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괭이갈매기의 산란과 육추(알에서 난 새끼를 기름)에 악영향을 줄 수가 있으며 2차적으로 쥐가 굴을 파면서 지반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식물에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쥐 출몰에 비상이 걸린 독도관리사무소는 3일 울릉도에 쥐덫을 긴급요청하는 등 쥐 토벌에 나섰다.울릉=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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