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북한의 무력도발 징후를 포착하거나 북한측의 통보를 받고 조업을 중단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무력도발 임박 징후인가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이 대거 연평도 북방으로 이동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6월 중순부터 9월초까지 어로자원보호를 위해 조업조정기를 설정, 조업을 제한해왔다.
올해는 다음달 1일부터 조업조정기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선들은 조정기보다 빨리 철수했다.
우리 군은 어선들의 이른 철수가 북한의 무력도발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상 항해금지구역 설정을 철회하지 않았다”며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력도발에 앞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해 긴장수위를 높힌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도 “북한이 무력도발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며 “긴장을 최고조로 유지시키는 것 자체로 충분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말 등에 기습 공격을 해온 전례를 감안하면 도발을 앞둔 조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안포와 미사일로 무장된 서해안
서해안은 남북의 전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곳이다. 북측은 해안선을 따라 해안포와 미사일을 집중배치해 놓고 있다. 사곶과 해주, 옹진반도 등 서해안 주요 기지와 섬에는 130㎜(사거리 27㎞), 76.2㎜(12㎞) 해안포와 152㎜(27㎞) 지상곡사포 등이 배치돼 있다. 북한은 지난 1월17일 대남 전면대결태세 성명 이후 해안포 진지를 노출해 놓고 있다. 사거리 83∼95㎞에 이르는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도 촘촘히 배치돼 있다. 해안포와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하면 우리 해군 함정은 물론 백령도와 연평도 등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함대함 미사일도 위협적이다. 사거리 46㎞의 대함 스틱스미사일 2∼4기를 장착한 유도탄 고속정은 우리 함정에 대한 유도탄 공격이 가능하다. 서해 함대는 13척의 잠수함과 170∼400t급의 경비정과 유도탄고속정, 어뢰정, 화력지원정 등 소형 전투함 등 362척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우리측은 함정과 정밀타격 전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NLL에 전진배치된 3500t급 한국형구축함(KDXI)은 1분당 20발을 발사할 수 있는 127㎜(사거리 36㎞) 주포 1문과 1분당 20㎜탄 4500발을 발사해 항공기를 요격하는 근접방어무기체계, 대함유도미사일인 하푼을 갖추고 있다. 구축함과 2000t급 호위함, 1000t급 초계함 등을 다수 보유, 500t급 이상 함정을 2척밖에 보유하지 못한 북한 해군보다 우위에 있다. K9자주포와 공대공, 공대지 미사일로 적 목표물을 격파할 수 있는 최첨단 F15K 전투기도 대기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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